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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질리도록 내다 팔던 기관투자자, 드디어 사들이나

13일 2.54%↑…올해 두 번째 높은 상승률

인플레 피크아웃·주가 과대낙폭 판단에 매수

2분기부터 D램 가격 인상 가능성도 제기

中 ‘동수서산’ 등 수요 늘고 공급은 감소

금리인상 등 매크로 불확실성은 여전히 악재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연합뉴스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연합뉴스




삼성전자(005930)가 13일 기관의 매수세에 힘입어 간만의 반등에 성공했다. 삼성전자의 주가가 D램 가격 하락과 수요 위축 등의 악재를 과도하게 반영하면서 바닥을 찍었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증권가를 중심으로 D램 가격이 더 이상 하락하지 않고 상승 추세로 전환할 것으로 보면서 삼성전자가 기지개를 켤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삼성전자는 1700원(2.54%) 오른 6만 8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연일 52주 신저가를 새로 쓰는 등 하락세를 거듭하던 삼성전자의 주가는 간만에 크게 상승했다. 이날 상승률은 1월 28일(2.81%) 이후 올해 두 번째로 높은 수치다. 이날 거래는 기관이 주도했다. 8거래일 동안 매도 포지션을 취하던 기관은 이날 841억 원을 순매수하면서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 외국인도 매도폭을 줄이며 21억 원을 순매도하는 데 그쳤다.



기관이 매수에 나선 배경은 인플레이션 피크아웃에 대한 기대감과 최근 삼성전자의 주가가 과도하게 하락했다는 분석인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 주가를 발목 잡고 있는 D램 가격의 하락세가 멈출 것이라는 분석도 주가에 힘을 더했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추가 하락은 D램 시장 우려를 충분히 반영하고 있으며 하락폭이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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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증권가를 중심으로 D램 가격 이르면 2분기부터 상승 추세로 전환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현재 삼성전자, SK하이닉스(000660) 등 국내 메모리 기업들은 주요 고객사들을 상대로 2분기 D램 가격협상을 벌이고 있다. 통상 반도체 업계는 분기 단위로 계약을 맺기 때문에 3개월마다 가격이 변한다. 그간 가격 하락에 대한 기대감으로 수요가 위축되며 추가로 가격이 내려가는 사이클이 형성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지만, 실제 D램 가격이 보합세를 유지하면서 추가 하락 가능성은 없으며 반등할 여지가 충분하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황민성 삼성증권(016360) 연구원은 “시장은 메모리 반도체 가격의 약세를 우려해왔지만, 이 같은 논리는 1년 전부터 4분기 연속으로 틀리고 있다”며 “현재 서버 D램 수요가 얼마나 늘지는 아무도 장담하지 못하고 있어 2분기 D램 가격은 보합이거나 소폭 오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반도체 수요가 증가하는 반면 공급이 줄어들면서 자연스럽게 D램 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중국의 락다운으로 시장이 침체돼있지만, 데이터 소비가 더욱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 긍정 요인이다. 특히 중국의 ‘동수서산(동부 지역의 데이터를 재생 에너지가 풍부한 서부 지역에서 연산 처리하겠다)’는 메가급 디지털 인프라 건설 계획으로 수요가 급증할 가능성이 있다.

반도체 부품 부족으로 인한 장비 입고 등의 문제로 하반기부터 D램 공급 증가율이 점차 감소한다는 점도 D램 가격 상승 전망을 밝게 한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주가는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 확대와 수요 둔화 우려 등이 반영되며 지속된 기간 조정을 보이고 있지만, 현 시점부터는 우려 속에서도 증가하고 있는 서버 수요와 계획 대비 감소하고 있는 D램의 공급량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황 연구원도 “반도체 부품, 렌즈 등 부품 부족으로 장비 입고는 지연되고 있으며 DDR5 등 칩 사이즈는 커지는 반면 미세화를 위한 공정 개선은 더디다”며 “작년이 삼성발 공급과잉이었다면 내년은 반대의 상황이 펼쳐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매크로(거시 경제)의 불확실성이 삼성전자 주가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은 여전하다. 삼성전자가 코스피 시가총액 비중 22%를 차지하고 있어 전체적인 시황과 대외적인 변수의 영향력에 취약하기 때문이다. 이날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1000원(1.46%) 내린 6만 7700원에 거래되며 전날 상승분의 상당 부분을 반납하고 있다. 이날 오전 한국은행이 총재 공석 상태에서도 3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1.50%로 0.25%포인트 인상하자 투자심리가 얼어붙으며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심기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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