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헬시타임] 韓 암 사망원인 4위 '위암' 조기 진단하면 위 살리고 암만 떼낼 수 있다고?

국립암센터 류근원 교수팀, 세계 최초로 조기 위암서 위보존수술 가능성 제시

감시림프절 위보존수술과 표준 위절제수술 비교…JCO에 연구 결과 발표





위암은 한국인 암 사망원인 중 4위다. 대부분 초기 증상이 거의 없기 때문에 정기적인 건강검진으로 조기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 조기 위암의 경우 항암치료 없이 수술로만 치료할 수 있고, 생존율도 97%까지 올라가기 때문이다. 다행히 우리나라는 내시경검사를 통한 조기진단이 활성화되면서 치료성적이 크게 향상됐다.



다만 위의 일부 또는 전체를 제거하는 큰 수술을 받은 환자들은 삶의 질이 저하되고 합병증에 노출되기 쉽다는 문제가 존재한다. 최근 국내 의료진이 조기 위암에서 위를 보존한 채 종양만 제거하는 수술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현재 표준치료인 위절제술과 비교해 사망률 차이가 없을 뿐 아니라 환자의 삶의 질과 영양상태도 개선된 것으로 나타나 학계의 관심을 받고 있다.

위암은 대부분 초기 증상이 거의 없기 때문에 정기적인 건강검진으로 조기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미지투데이위암은 대부분 초기 증상이 거의 없기 때문에 정기적인 건강검진으로 조기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미지투데이


국립암센터는 위암센터 외과 류근원 교수 연구팀이 조기 위암에서 감시림프절 생검 시행 후 전이 음성인 경우 위절제술이 아닌 위보존수술 적용이 가능하다는 연구 결과를 세계 최초로 발표했다고 15일 밝혔다.



위암의 표준 수술은 위절제술로 알려져 있다. 조기 위암이라도 일부 내시경절제술을 제외하고는 위의 60~70% 가량을 절제하고, 위 주위 림프절을 함께 절제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종양 직경 3cm 이하의 조기 위암의 경우 림프절 전이 확률이 10% 내외이기 때문에 나머지 90%에서는 위보존수술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수술 전 또는 수술 중 림프절 전이 여부를 정확하게 알 수 없기 때문에 대부분 재발 방지 차원에서 표준 위절제술을 시행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조기에 위암을 발견한 환자라도 표준 위절제술 후 동반되는 소화기 또는 전신 증상으로 인해 삶의 질 저하를 겪는 경우가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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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 교수는 삼성서울병원과 아주대병원, 순천향대부천병원 등 국내 7개 대학병원 소속 16명의 공동연구진과 함께 조기 위암 환자 580명을 대상으로 전향적 다기관 3상 무작위배정 임상 연구를 시행하고 이번 연구 성과를 도출했다.

연구팀은 조기 위암으로부터 처음 전이가 일어나는 림프절인 감시림프절을 이용한 위보존수술을 시행한 결과를 분석했다. 수술 중 방사선동위원소와 색소를 사용해 감시림프절 생검을 시행하고, 병리검사상 전이 음성인 경우 조기 위암 부분만을 절제하고 나머지 위를 보존하는 수술 기법을 적용한 것이다. 이후 표준 위절제술과 결과를 비교·분석했다.

분석 결과 감시림프절 위보존수술 후 일부 환자에서는 재발 또는 보존된 위에서 이시성 위암이 발생했으나, 이 경우 표준 위절제술을 추가로 시행하면 최초에 표준 위절제술을 시행한 경우와 동등한 생존율을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위보존수술을 받은 환자는 일반인에 가까운 식생활과 일상생활이 가능해 삶의 질이 향상되고 영양상태도 개선됨을 확인했다.

국립암센터 위암센터 외과 류근원 교수. 사진 제공=국립암센터국립암센터 위암센터 외과 류근원 교수. 사진 제공=국립암센터


류근원 교수는 “기존에 감시림프절 위보존수술이 가능할 것이란 추측은 있었으나 검증된 사례는 없었다”며 “이번 다기관 3상 연구의 생존율 발표를 통해 조기 위암에서 위보존수술의 가능성을 확인하고 이를 임상에서 시행하는 근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이어 “복강경 감시림프절 위보존수술은 일부 환자에서 재발 또는 이시성 위암 소견이 발견되더라도 추가로 표준 위절제술을 시행하면 표준 수술과 비교해 사망률 차이가 없을 뿐만 아니라 조기 위암 환자의 삶의 질까지 제고할 수 있다”며 “향후 이러한 수술방법이 실제 시행될 수 있도록 의료계와 보험체계 등 제반 여건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류 교수가 책임저자를 맡은 이번 연구 논문은 ‘조기 위암 환자에서 복강경 위보존수술을 위한 감시림프절 생검: 무작위 임상연구’라는 제목으로 임상종양학회지(JCO) 2022년 3월호에 온라인 게재됐다. 임상종양학회지는 미국임상종양학회(ASCO)의 공식학술지로서 글로벌 논문 피인용 지수(IF)가 44.54점에 달하는 저명한 저널이다.


안경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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