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1%의 샤오미가 또다시 한국 시장 문을 두드렸다. 13일에는 ‘레드미노트11 프로’를, 20일에는 ‘레드미노트11’을 정식 출시한다. 2018년 한국 진출 이후 1% 벽을 깨지 못하고 있음에도 끊임없이 구애를 보내고 있다. 업계에서는 샤오미가 당장 국내 스마트폰 점유율 확대를 노리는 게 아닌, 사물인터넷(IoT) 시장 공략으로 ‘샤오미 생태계’를 구축하려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에서 샤오미 스마트폰이 고전하는 것과 달리 IoT 기기들은 ‘잘 나가는’ 편이다. 미밴드 등 웨어러블 기기를 비롯해 공기청정기·보조배터리·체중계 등에 대한 수요는 꾸준하다. 판매량을 공개하지 않지만 지난해 한국에서 20종 이상 IoT 기기를 출시했다. 올해는 30종 이상 IoT 제품을 한국에 선보일 예정이다.
샤오미는 국내외를 막론하고 샤오미 제품들로 이뤄진 IoT 생태계를 구축하려 하고 있다. 체중계·선풍기·전동칫솔 등을 판매하는 동시에, 이를 원격 조종할 가성비 스마트폰을 출시하는 것이다. 샤오미 스마트폰 판매가 늘어나야 수 십종의 기기 판매가 더 늘어날 여지가 생긴다는 판단이다. 지난 5일 신제품 출시 온라인 간담회에서 스티븐 왕 샤오미 동아시아 총괄매니저는 “한국에서는 샤오미 웨어러블·스마트홈 기기들이 스마트폰과 함께 수요가 늘어나고 있어 포기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몇 년째 1% 점유율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지만 샤오미 반응은 덤덤하다. 왕 매니저는 1% 점유율에 대해 “한국 시장 점유율 목표를 특별히 책정하지 않고 있다"며 “삼성전자 등과 달리 샤오미는 ‘가성비’를 앞세우고 있고 전략을 바꿀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샤오미는 한국 시장에 현실적 시각을 갖고 있다"고 했다. 현재 위치를 지키며, 삼성전자·애플 양강체제 속 틈새시장을 지속적으로 노리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샤오미의 ‘마진율 5%’ 고수 정책도 샤오미가 1%에도 꿈쩍 안 하는 배경이다. 레이쥔 샤오미 회장은 샤오미의 순수익률은 영원히 5%를 넘지 않을 것이라고 공공연히 말해왔다. 만약 이윤이 5%를 초과하면 합리적인 방법으로 소비자에게 돌려주겠다는 게 샤오미 방침이다. 현재 레드미노트11 프로는 LG유플러스에서 최고 34만 8000원 공시지원금을 책정했다. 15%의 유통망 추가지원금을 더하면 실구매가는 0원 수준이다.
신제품 간담회에서 왕 매니저는 샤오미의 ‘밸류 포 머니(Value for money)’ 역량을 강조했다. 샤오미 관계자는 좋은 제품을 정직한 가격에 판매하겠다는 뜻의 ‘돈의 가치'라는 의미가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샤오미의 목표는 스마트폰 자체보다는 IoT 확장”이라며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늘리기에 큰 욕심 부리지 않고 기존 팬층을 타겟팅하다 보면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