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메이드가 '강남 입성'을 위해 6년 간 배당 수익이 없는 무수익 투자를 감행한다. 부동산 자산 가격이 급등하고 시중에 매물이 잠기자 아직 임차기간이 남은 빌딩을 우선 사두려는 의도다.
1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삼성 멀티캠퍼스(역삼동 718)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위메이드는 약 6년 간 남은 임차기간 동안 배당 수익 없이 약 250억 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앞서 위메이드는 지난달 진행된 멀티캠퍼스 본입찰에 한국토지신탁(한토신) 측 전략적투자자(SI)로 참여했다.
한토신은 이번 멀티캠퍼스 입찰가로 3.3㎡당 4000만 원 이상을 제시했다. 전체 매각가는 3000억 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현재 주인인 삼성SRA자산운용이 매입했던 1260억 원에서 6년 만에 두 배 이상 올랐다.
위메이드는 미래 사옥 부지를 선점하기 위해 이번 멀티캠퍼스 빌딩에 무수익 투자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위메이드는 기존 임차인인 크레듀의 계약이 끝나는 2028년 이후 위메이드에게 우선매수협상권을 부여하는 조건을 붙였다. 강남권역 오피스의 공실률이 제로(0)에 가까워 사옥을 구하기가 어려워지자 현재 영업 중인 건물을 매입해 보유하겠다는 목표다. 6년 후 빌딩 가격이 크게 오르면 다시 시장에 되팔아 시세 차익을 챙길 수도 있다. 글로벌 부동산컨설팅업체 컬리어스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서울 강남권 오피스 공실률은 0.6%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기존 오피스 시장에서 관행이던 렌트프리(약정 기간 동안 무상임대) 를 주기는커녕 임대인이 자산 가치를 더 올려줄 외국계 정보통신 기업 등을 임차인으로 뽑는 식이다.
특히 역삼 멀티캠퍼스의 경우 테헤란로 대로변에 위치해 입지와 가시성이 좋고 인근에 센터필드가 준공되면서 몸값이 크게 올랐다. IB업계의 한 관계자는 "올해 강남 지역에서 매물로 나올 연면적 5000평 이상 1만 평 이하 오피스 빌딩은 멀티캠퍼스가 유일하다" 며 "특히 인근에 센터필드가 들어서 아마존과 페이스북, 신세계프라퍼티, 크래프톤 등이 입주한 핵심 업무 지역이 됐다"고 분석했다.
한편 최근 오피스 시장은 자산 가격과 대출 금리가 동시에 오르면서 '역마진' 우려가 커지고 있다. 자산운용사나 증권사의 경우 일부 대출로 자산 매입 자금을 조달하는데 최근 대출금리가 4% 중반대까지 오르면서 기존 캡레이트(자본환원율)로는 수익률을 맞추기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한 부동산 전문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조달 금리가 급등하면서 수익률이 줄어 매수자들도 가격을 높게 써내지 못하는 분위기"라며 "반면 부동산 자산 가격은 꾸준히 오르고 있어 매물들이 잠기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