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동십자각] 치맥 허용에도 썰렁한 야구장

최수문 문화부 차장





정부가 코로나19 전파 차단을 위한 사회적 거리 두기의 전면 해제 방침을 밝힌 뒤 첫 주말인 16일 서울 잠실야구장을 찾았다. 이날 두산베어스와 키움히어로즈의 프로야구 경기가 열렸다. 선수들은 경기에 열중했고 관중도 열광했지만 썰렁한 관중석은 내내 마음에 걸렸다.



한국야구위원회(KBO)에 따르면 이날 잠실야구장을 찾은 관중은 달랑 9737명이었다. 주말 경기로는 상당히 적은 숫자다. 주중 가장 관중이 많은 토요일 기준으로 올 들어 첫 경기인 이달 2일의 관중은 1만 6271명이었고 9일은 1만 4328명이었다. 계속 줄고 있는 셈이다. 잠실야구장의 관람석은 2만 6000석 규모다.

올 들어 16일까지 총 63경기를 진행한 상태에서 프로야구 경기당 평균 관중 수는 7040명에 불과하다.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인 2019년의 평균 1만 119명에 크게 못 미친다. 2020년은 456명, 2021년은 1706명이었다.

실외 스포츠 관람장인 야구장은 이달 2일 올해 프로야구 개막 때부터 코로나19로 인한 방역 제한이 모두 해제된 상태다. 이미 야구장 내 치맥(치킨+맥주) 취식이 허용된 데다 떼창도 가능하다. 다만 야구에 목마른 관중들이 구름처럼 밀려올 것으로 예상됐지만 아직까지는 부정적이다.



이런 야구장의 사례는 18일부터 시작되는 거리 두기 제한 해소에도 국내 스포츠와 문화계가 제자리를 찾을 때까지 시간이 걸린다는 것을 말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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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여러 가지로 해석될 수 있다. 우선 사람들의 불안이 여전하다. 얼굴을 둘러싼 마스크는 여전히 팬데믹임을 연상시킨다.

특히 20~30대 등 문화의 주소비층의 관심도 변화했다. 이들은 팬데믹 2년을 겪으면서 야구장 응원이 아니고 TV와 인터넷 중계를 시청한다거나 영화관 관람 대신 집에서 넷플릭스 등을 보는 식이다. 여럿이 하기보다는 개별적으로 여가를 보내게 됐다는 것이다.

과거와 크게 다르지 않는 공연 방식은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최근 방탄소년단(BTS)의 병역 면제 논란도 문화계 붐 조성에는 악재다.

스포츠와 문화계는 코로나 종식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었다. 이제 사회적 거리 두기 조정으로 스포츠와 문화 시설에서 거의 대부분의 방역 규제가 해소된다. 실내체육시설과 영화관·공연장 등에서 좌석 띄어 앉기와 운영시간 단축 조치가 18일부터 사라진다. 음식물 섭취도 25일부터 가능해진다. 콘서트 등 공연시설의 관객 수 제한이나 사전 승인 절차도 없어진다. 그동안 300명 이상 규모의 공연은 문화체육관광부의 승인을 받아야 했다.

그럼에도 단순히 팬데믹이 해소된다고 해서 업계가 예전으로 돌아갈 수는 없을 듯하다. 변화된 관객의 취향과 사회적 환경은 정부의 지원과 업계의 더 치열한 고민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chsm@sedaily.com


최수문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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