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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낙하산' 펴자 주가 추락…마인즈랩·성신양회 등 몸살

年매출 수준 퇴직금에 부담 가중

기업가치 훼손 우려 덩달아 커져

마인즈랩은 2주간 22.7% 미끄럼


‘황금낙하산’ 제도를 도입한 일부 회사들이 주가 하락 몸살을 앓고 있다. 연 매출액에 버금가는 퇴직금을 설정하는 등 무리한 경영권 보호 장치는 기업가치를 훼손키실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성신양회(004980), 엔지켐생명과학(183490), 인카금융서비스(211050), 가온미디어,펩트론 등 최소 10개의 기업이 황금낙하산 제도를 정관에 도입했다. 성신양회는 적대적 인수합병으로 이사가 해임될 경우 대표이사에게 200억 원, 각 이사에게 50억 원을 지급하도록 했다. 의약제품 업체 라파스(214260)는 대표이사에게 100억 원, 사내이사에게 50억 원을 지급하도록 규정했다. 라파스의 지난해 매출은 5억 원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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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낙하산 제도는 상장기업의 대표·사내이사 퇴임 시 거액의 퇴직금을 주는 제도로 적대적 인수합병(M&A)에서 경영권을 보호하기 위한 장치다. 잦은 외부 자금 조달로 대주주의 지분 희석 가능성이 높은 코스닥 상장사들이 주로 도입한다. 2019년 기준 상장기업 중 10.1%가 황금낙하산 정관을 도입했는데, 유가증권시장에서는 3.9%에 그친 반면 코스닥 시장에선 13.8%의 기업이 이 제도를 활용 중이다.

무리한 규모의 황금낙하산 규정을 도입한 기업들은 기업가치 훼손 우려에 주가가 하락세다. 마인즈랩(377480)은 주주총회에서 황금낙하산 안건이 통과된 지난달 30일 이후 주가는 이달 15일까지 22.75% 하락했다. 라파스는 황금낙하산 정관 변경안을 주주총회 안건으로 올린 다음 거래일에 주가가 4% 넘게 하락으며 시멘트주의 고공행진속에서도 성신양회는 제도 도입 이후 주가가 4% 낮아졌다. 황금낙하산으로 ‘잠재적 매도 물량(오버행)’ 리스크가 생긴 엔지켐생명과학은 주주총회 이후 연일 주가는 하락세를 걷고 있다.

전문가들은 성장 잠재력이 높은 기업이 경영권을 보호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순기능이 있지만 극단적인 수준의 퇴직금 보상은 제동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남길남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일부 회사에서는 주주들이 나서서 황금낙하산 도입을 저지하지만, 표 대결에서 밀리는 경우가 많다”며 “일본처럼 거래소가 독소조항을 심사하도록 하는 등의 조치로 무리한 경영권 보호를 방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심기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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