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곡 살인' 사건의 피의자 이은해(31)씨가 검찰 조사를 사실상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인천지검 형사2부(김창수 부장검사)는 살인·살인미수·보험사기방지 특별법 위반 미수 혐의로 검거한 이씨를 전날 오전 10시부터 조사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씨는 "변호인이 없는 상태에서는 조사를 받지 않겠다"며 진술 거부권을 행사했고, 검찰은 전날 오전 이씨를 인천구치소로 돌려보냈다. 이후 이씨를 상대로 한 조사는 진행되지 않았다. 이씨와 같은 혐의로 함께 체포된 조현수(30)씨는 전날 오후 검찰 조사를 받았으나 진술을 회피하는 등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였고 오후 3시께 구치소로 복귀했다.
이들은 아직 변호인을 선임하지 않은 상태다. 검찰이 이날 오전 구속영장을 청구하면 법원이 지정한 국선변호인의 도움을 받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게 될 가능성도 있다.
이씨는 내연남인 조씨와 함께 2019년 6월 30일 오후 8시 24분께 경기도 가평군 용소계곡에서 남편 A(사망 당시 39세)씨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이들이 수영을 전혀 할 줄 모르는 A씨에게 4m 높이의 바위에서 3m 깊이의 계곡물로 스스로 뛰어들게 한 뒤 구조하지 않아 살해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은 같은 해 2월과 5월에도 복어 피 등을 섞은 음식을 먹이거나 낚시터 물에 빠뜨리는 방식으로 A씨를 살해하려 한 혐의 등도 받는다. 피해자가 사망하기 전 계곡에서 함께 물놀이한 조씨의 친구 B(30)씨도 살인 등 혐의를 받고 있다. 전과 18범인 그는 다른 사기 사건으로 이미 구속된 상태다.
이씨와 조씨는 지난해 12월 14일 검찰의 2차 조사를 앞두고 잠적한 뒤 4개월 만인 이달 16일 경기도 고양시 삼송역 인근 한 오피스텔에서 경찰에 체포됐다. 검찰은 해당 오피스텔에서 압수한 휴대전화들도 디지털 포렌식을 통해 분석하고 있으며 도주 경로 등도 확인하고 있다. 검찰은 이들의 도피를 도운 조력자의 신원을 확인했으며 조만간 소환해 조사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