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000270)가 엄격한 품질 검사를 거친 5년, 10만 ㎞ 이내의 인증 차량을 앞세워 중고차 시장에 진출한다.
전기차 수요 증가에 대비해 중고 전기차 성능·상태 평가 체계도 개발한다. 한 달 동안 차량을 직접 타보고 구매 여부를 결정하는 구독·구매 결합 프로그램을 마련해 중고차 신뢰 회복에도 앞장선다.
기아는 18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중고차 사업 전략을 발표하고 중고차 시장 진출을 공식화했다. 5년, 10만 ㎞ 이내 자사 브랜드 차량을 대상으로 200여 개 항목의 품질 검사를 통과한 차량만 취급하고 보상 판매 프로그램(트레이드 인)을 운영하는 것은 올 3월 중고차 진출을 선언한 현대자동차와 동일하다.
기아는 전기차 분야에서 차별화를 꾀했다. 전기차 가격의 절반을 차지하는 배터리의 잔여 수명과 안정성 등을 첨단 진단 장비로 측정해 최저 성능 기준을 만족하는 차량만 인증해 판매한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전기차만의 품질 검사 및 인증 체계를 개발하고 중고 전기차에 대한 객관적인 가치 산정 기준을 마련한다. 지난해 중고 전기차 거래량은 1만 2960대로 전년 대비 60% 이상 증가했다. 하지만 중고 전기차에 대한 객관적인 성능 평가와 가격 산정 기준이 없어 개인 간 거래 비중이 무려 64.3%에 달하는 실정이다.
예비 구매자가 차량을 한 달 동안 운행하며 체험한 후 최종 구매 결정을 할 수 있는 ‘선(先)구독 후(後)구매’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디지털 플랫폼을 주력 판매 채널로 활용하되 인증 중고차 전용 시설인 ‘리컨디셔닝센터(가칭)’도 활용할 예정이다. 이밖에도 기아는 신차와 마찬가지로 중고차에도 구매자가 내외관 부품 등을 맞춤형으로 선택할 수 있는 커스터마이징 상품을 운영한다. 기존 신차 구독 서비스와 중고차 사업도 연계한다.
기존 중고차 사업자와의 공존을 위한 상생안도 내놓았다. 기아는 중고차 시장점유율을 올해 1.9%, 2023년 2.6%, 2024년 3.7%로 자체 제한하기로 했다. 앞서 현대차가 제시한 목표치와 합하면 2024년 현대차그룹 전체의 중고차 점유율은 8.8%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