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물가잡기 고삐 쥐는 연준…10년물 3.25% 찍으면 증시도 직격탄

■긴축의 덫에 빠진 美

우크라 전쟁 등 공급망 우려에 국채금리 상승세 지속

나스닥 2% 넘게 올랐지만 '베어마켓 랠리'에 불과

10년물 3% 넘으면 증시 1차 영향 3.25%가 시험대

2018년 10년 물 3.26% 도달 시 S&P 4.1% 급락

루 전 재무 “연착륙 쉽지 않아 침체·인플레 모두 걱정”


19일(현지 시간) 월가에서는 전날 “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배제해서는 안 된다”고 한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연방준비은행 총재의 발언이 이슈가 됐다. 이날 마크 스미스 웰스파고어드바이저스 수석부사장은 “이번(5월)이 아니더라도 다음번에는 0.5~0.75%포인트의 금리 인상이 있을 수 있다”고 했지만 시장 분위기는 그럴 가능성이 낮다는 쪽이 다수였다.







중요한 것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내에서 0.75%포인트 카드가 공식 거론될 정도로 인플레이션이 심각하다는 점이다. 0.75%포인트까지는 아니더라도 2~2.5%로 추정되는 중립 금리에 빠른 속도로 도달해야 한다는 데 연준 관계자들이 모두 동의할 정도다. 그린라이트캐피털의 데이비드 아인혼은 에너지 가격 상승을 이유로 “연준이 통화정책을 강화해도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상승세를 보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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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이날 30년 만기 미 국채금리가 3년 만에 연 3%를 돌파한 것을 비롯해 2년과 5년, 7년, 10년물까지 모든 국채금리가 상승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공급망 혼란의 장기화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력이 연준의 공세적 긴축에 대한 기대를 높인 결과”라고 전했다.

월가는 국채금리 상승에 따른 해외 투자 자금 유입에도 당분간 금리가 더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벤치마크로 쓰이는 10년물의 경우 금리가 일단 3%를 넘어서면 3.25%를 거쳐 3.5%까지 갈 수 있으며 3.25%까지 오르면 증시에도 적잖은 타격을 줄 것이라는 분석이 흘러나온다. 케이티 스톡턴 페어리드스트래터지스 설립자는 “10년 금리는 현재 상승 추세”라며 “과거 차트를 보면 3.25%가 증시에 중요한 시험대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미 경제 방송 CNBC는 “주식 전략가들은 1차로 10년물 금리 3%가 심리적으로 중요한 선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하지만 실질적인 우려는 금리가 3.25%에 도달했을 때 나타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따라 연준의 고민도 한층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미 연준 안팎에서는 과도한 금리 인상에 미국이 경기 침체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쏟아진다. 이날 나스닥지수가 2% 넘게 올랐지만 이마저도 약세장 속에서 주가가 일시 상승하는 ‘베어마켓 랠리’라는 해석이 나온다. 제이컵 루 전 미 재무장관은 “미국은 경기 침체와 인플레이션을 동시에 걱정해야 한다”며 “연준은 고용과 물가 안정 사이에서 어려운 위치에 있다”고 말했다.

다만 소비가 상대적으로 탄탄하기 때문에 미국 경제가 긴축을 잘 버텨낼 수 있다는 예측도 있다. 누빈의 브라이언 닉 최고투자전략가는 “시장은 연준의 긴축 속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서도 “현시점에서는 미국 경제가 강한 것이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뉴욕=김영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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