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1월에서 내년 초 사이에 ‘가을 재유행’이 발생할 것이라는 전문가 예측이 나왔다. 새로운 변이가 등장하면 100만~120만 명 규모의 확진자가 나오고 누적 사망자는 700명에서 최대 2700명 수준이 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정은옥 건국대학교 수학과 교수는 20일 오후 질병관리청이 주최한 ‘과학 방역을 위한 빅데이터 활용 심포지엄’에서 “면역 효과 감소에 따른 가을 재유행은 11월에서 2023년 초로 예측된다”면서 “가을 재유행이 발생할 경우 사망자는 약 700명에서 2700명 사이로 발생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가을 재유행이 시작되기 전에 4차 접종이 이뤄지지 않는 경우부터 60대 이상 400만 명이 접종할 경우, 전 연령에서 고르게 400만 명 또는 1200만명이 접종할 경우 등 4가지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계산한 결과다.
그는 “백신 접종을 꺼리는 주저 현상을 최소화하고, 사회적 거리두기와 같은 비약물적 중재 수준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한 변수”라며 “백신 주저 현상은 유행의 최대치를 5∼20% 증가시킬 수 있다”고 했다.
정 교수는 감염재생산지수와 단·장기 유행 예측, 사회적 거리두기의 경제적 효과 등 정부 방역정책에 수리 모델이 활용된 기존 사례를 언급하면서 감염병 대응 수리모델링 센터 구축의 필요을 강조했다. 공중 보건·방역 정책 수립에 과학적 근거를 제공하고 수학과 의료의 중개연구로 경험적 의사결정과선을 개선하며 특화된 인력양성과 의료산업계의 일자리를 창출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날 발표자로 나선 정재훈 가천대학교 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 교수도 가을철 재유행을 내다봤다. 그는 “주요 변이가 바뀌는 시간이 전세계적으로 10~14주 간격이었기 때문에 스텔스오미크론(BA.2)이 우세화했던 3주 전으로부터 10~14주가 지난 하반기가 되면 다른 변이가 우세종화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오미크론 다음 변이는 백신 접종·자연감염의 면역을 회피하는 능력이 발달하고 상대적인 전파능력이 상승할 것으로도 내다봤다.
정 교수는 “25%, 50% 면역 감소라는 두 가지 시나리오를 봤을 때 25%를 가정하면 국민 전체의 40만~60만 명, 50%의 경우 100만~120만 명 정도가 감염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알파 변이에서 델타 변이로 넘어갔을 때 상대적인 면역 회피(전파 능력)가 25%, 델타에서 오미크론 변이로 넘어갔을 때 50%였다는 점을 감안해서다.
새로운 변이 대응책으로는 변이에 대응할 수 있는 백신과 경구용 치료제 비축이 가장 우선이라고 꼽았다. 정 교수는 “과거에 적용된 정책들이 어떤 효과가 있었고 그 효과를 위해 얼마 만큼의 대가를 치러야 하는지에 대해 평가해야 한다”면서 “다음 변이가 도래하기 전까지 평가를 끝내야 경구용 치료제만으로 유행을 통제할 수 있을 것인지 결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발표자로 나선 김재용 국민건강보험공단 빅데이터전략본부 빅데이터연구부장은 미접종자·접종자·확진자 데이터베이스 등을 기반으로 개인별 코로나19 위험도를 평가하는 점수를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재감염 빅데이터를 통해 주목할 만한 신종 변이의 출현도 감시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재감염자 중 델타 유행기 확진자 비중이 높고 오미크론 유행기에는 재감염 사례가 거의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이런 상황에서 오미크론 유행기에 확진자 재감염이 급증한다면 신종 변이의 확산 신호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