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LPR 예상깨고 3개월째 동결…상하이 봉쇄 여파 '5% 성장'도 위태

■저성장의 덫에 빠진 中

경기 부양 시급하나 자본유출 조짐 나타나

위안화 가치는 6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중국이 저성장의 수렁의 문턱에서 깊은 고민에 빠졌다. 중국 당국은 올해 ‘안정’을 강조하며 ‘바오류(保六·6%대 성장률 유지)’를 포기하고 ‘5.5% 내외’라는 성장률 목표치를 제시했지만 지금 분위기로는 5%대 성장도 위태로운 실정이다. 당장 경기 부양이 시급하지만 미국 등 글로벌 금리 인상 행렬에 자본 유출이 우려돼 돈 풀기를 지속하기 쉽지 않은 현실이다.








20일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사실상의 기준금리인 대출우대금리(LPR)를 동결했다. 1년 만기 LPR은 3.7%, 주택담보대출 금리 산정의 기준이 되는 5년 만기 LPR은 4.6%로 3개월째 유지했다.



시장의 예상과 달리 동결을 결정한 것은 최근 미중 통화정책이 거꾸로 가는 상황에서 추가 완화 여지가 크지 않은 사정을 반영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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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이미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 두 달 연속 LPR을 인하했다. 유동성 확대에 영향을 주는 지급준비율도 지난해 12월에 이어 이달에 추가로 낮추기로 했다. 미국 등 글로벌 주요 국가들이 긴축 행렬을 이어가는 와중에 중국이 ‘역주행’을 이어 온 것은 그만큼 경제성장이 시급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 같은 ‘돈 풀기’에도 경제 상황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았고 3월부터는 오히려 코로나19 확산 충격이 경기 침체 우려를 키우고 있다는 점이다. 국내총생산(GDP)의 25%를 차지하는 창장 삼각주의 핵심인 상하이 봉쇄가 20일 넘게 이어지면서 중국 경제 피해 우려는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18일 발표된 1분기 성장률이 연간 성장 목표에 한참 못 미치는 4.8%에 그쳤고 상하이 봉쇄 여파가 본격 반영되는 2분기에는 성장률 둔화가 더 심각할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이 나온다.

이에 시장에서는 중국 성장률 전망치를 갈수록 낮추는 추세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중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의 4.8%에서 4.4%로 내렸고 UBS(5.0→4.2%), 바클레이즈(4.5→4.3%) 등 글로벌 은행들도 중국의 성장률이 5% 벽을 넘기 힘들다고 눈높이를 낮췄다.

이런 상황에 자본 유출 조짐까지 나타나면서 중국 통화 당국의 고민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미중 금리 격차 축소 또는 역전이 중국 내 외국 투자 자본 이탈, 위안화의 급속한 평가 절하 등 부작용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어서다. 이날 중국 위안화 가치는 중국 경제 악화 우려와 미국 국채금리 상승 여파로 6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위안화는 이날 인민은행이 전날보다 0.43% 절하해 고시한 6.3996위안에서 추가 하락해 장중 6.4380위안을 기록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미즈호은행의 켄청 수석아시아 외환전략가의 말을 인용해 위안화 하방 압력으로 인해 인민은행이 공격적으로 통화 완화 정책을 펴기를 꺼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베이징=김광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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