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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플레이션'…자동차 값 뛰니 현기차 주가 뛴다

올 신차가격 인상 본격화 예상속 부품값 상승흐름 둔화

外人·기관 '사자' 전환…한달새 현대차 12%·기아 15%↑





‘카플레이션(카+인플레이션)’ 현상으로 완성차 업체들의 실적 개선 기대감이 커지면서 주가가 반등하고 있다. 그동안 자동차 업종은 우크라이나 사태 등 대외적 변수 부담으로 고전을 면치 못했으나 신차 가격 인상 및 부품 원가의 ‘피크아웃(정점 이후 하락)’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투자 심리가 개선되고 있다. 아울러 현대차(005380)가 미국에 3억 달러 규모의 전기차 라인 증설을 시행하는 등 신규 투자에 나서고 있는 것도 투자 포인트로 부각된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대차는 전일보다 2000원(1.10%) 오른 18만 3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기아(000270)도 2.56% 상승하면서 두 달 만에 8만 원 선으로 복귀했다. 3월 중반 이후 현대차와 기아의 주가는 각각 12.27%, 15.75% 오르며 저점을 탈출하는 모습이다.

외국인과 기관투자가가 현대차·기아의 주가 상승세를 주도했다. 외국인투자가는 지난달 현대차를 2659억 원어치 순매도했지만 이달 710억 원을 사들이면서 순매수로 전환했다. 15일부터 이날까지 4일 연속 순매수세를 기록 중이다. 기아에 대한 매도 규모는 지난달 2660억 원이었지만 이달 127억 원으로 폭이 크게 축소됐다. 지난달 현대차를 순매도하던 기관투자가도 순매수세로 전환했으며 기아를 이달 들어서만 2805억 원어치 순매수하고 있다.



글로벌 자동차 업계의 차 값 인상이 올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기관과 외국인투자가의 매수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모델3과 모델Y의 가격을 30% 이상 인상한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와는 반대로 현대차와 기아는 전년 대비 각각 6.5%, 6.0% 올리는 수준에 그쳤다. 그만큼 추가로 올릴 여지가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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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는 올해 현대차와 기아가 신차 출시를 기점으로 전년 대비 8% 이상 평균 판매가를 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철강 업체와 차량용 강판 납품 가격 협상을 진행 중인데 협상 결과에 따라 자동차 가격 추가 인상 가능성도 제기된다. 유지웅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코나 연식 변경 모델, 팰리세이드 부분 변경(페이스리프트) 등은 각각 기존 대비 10% 수준의 가격 인상이 이뤄졌다”며 “올해 그랜저·제네시스 등 신차 출시도 예정돼 있는데 전년 대비 가격 인상 흐름이 뚜렷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자동차 업계의 주가를 짓눌러오던 부품 원가 상승 흐름이 둔화되고 있는 점도 호재로 작용했다. 증권가에서는 자동차 부품 가격이 지난해 3분기부터 올랐는데 올해 1월을 기점으로 하락 추세로 전환했다고 판단한다. 애널리스트들은 일부 부품 업체들의 마진 회복세가 나타나고 있으며 2분기에는 완성차 업체들의 이익 모멘텀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미국 중고차 가격 인플레이션도 고점을 지나고 하향세로 전환하면서 공급 병목현상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현대차와 기아가 연달아 대규모 신규 투자를 결정하면서 외국인·기관투자가의 투자 심리를 사로잡고 있다. 우선 현대차는 미국 앨라배마 공장 내 전기차 라인 증설을 발표했다. 총 3억 달러(약 3600억 원) 규모로 싼타페 HEV는 10월, GV70e는 12월부터 본격적인 생산에 들어간다. 2025년 이후 전기차 북미 생산 계획을 고려했을 때 공장 추가 신설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도 나온다.

기아는 쿠팡과 2025년까지 물류·유통에 최적화된 목적기반모빌리티(PBV)를 개발하고 연계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쿠팡과 협업해 물류 사업에 특화된 중형~대형급 쿠팡 전용 PBV를 개발하면서 2030년 전 세계 PBV 시장점유율 1위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다만 증권가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출고 본격화가 이뤄져야 주가가 상승 탄력을 받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원자재 가격 부담이 발목을 잡을 가능성도 있다. 김민선 키움증권 연구원은 “생산 회복이 가시화되면서 지금까지 자동차 업계가 겪었던 문제들이 개선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생기고 있지만 주문이 밀려 있는 미출고 차량 문제를 해결하고 출고 본격화가 진행돼야 장기적으로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심기문 기자·김성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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