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정학적 위기에 따른 불확실성과 전 세계를 휩쓴 인플레이션이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에도 타격을 입혔다. 이 가운데 세계 1위 삼성전자는 점유율을 더욱 늘렸다. 중국 업체들의 점유율은 반대로 하락하면서 스마트폰 업계 지형도에 변화가 예상된다.
20일(현지 시간) 글로벌 시장 조사 업체 카날리스가 발표한 올 1분기 전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11% 감소했다. 지난 해 4분기만 해도 팬데믹 이전의 수요를 회복했다는 평가가 나왔지만 세계적인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수요가 줄었다. 니콜 펭 카날리스 부사장은 “지난 1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이 어느 때보다 불확실한 기업 환경으로 인해 타격을 받았다”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지정학적 위기를 비롯해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 인플레이션 위협 등으로 제조사들이 커다란 불확실성에 직면해 있다”고 설명했다.
전반적인 출하량 부진 속에서 점유율 1위를 차지한 삼성전자는 직전 분기 대비 점유율이 5% 포인트 증가한 24%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도 2% 포인트가 늘어난 수치다. 애플은 전 분기 대비 5%포인트가 감소한 18%로,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3%포인트 늘었다. 이어 중국 업체인 샤오미(13%), 오포(10%), 비보(8%) 순으로 나타났다. 샤오미·오포·비보 등 중국 빅3업체의 점유율은 31%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4% 포인트 감소한 수치다. 중국의 제로 코로나19 정책으로 인해 제조업체들이 생산 차질을 겪고 있는 가운데 길어지는 봉쇄로 인해 소비자들의 기기 교체 수요가 둔화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중국 당국의 정책으로 인한 변수가 상수가 되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포트폴리오의 다양성도 선도 업체가 격차를 벌리는 원인이 됐다는 분석이다. 산얌 추아라시아 카날리스 애널리스트는 “확실성 와중에도 선도 업체들은 기기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면서 성장을 가속화했다”며 “삼성은 중저가 시리즈인 A시리즈를 증산하면서 플래그십 모델인 갤럭시S22를 동시에 선보였다”고 설명했다. 또 애플은 지난 해 하반기 출시된 아이폰13 시리즈가 지속적으로 인기를 끌는 한편 지난 3월 아이폰SE가 고성능 콤팩트 아이폰을 내세워 중저가 시장에 어필한 게 통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