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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원산업 스타키스트·부동산 재평가 要”…불공정 합병에 뿔난 주주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등 기관 기자회견 개최

“명백히 불공정한 합병비율”…법적 대응 예고

“스타키스트 공정가치 반영시 동원산업 가치↑”

21일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등 기관들이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동원산업 불공정 합병'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제공=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21일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등 기관들이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동원산업 불공정 합병'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제공=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동원산업(006040)이 동원엔터프라이즈와의 합병을 발표한 이후 연일 주주들의 거센 비판에 시달리고 있다. 동원산업이 보유한 스타키스트와 부동산의 가치를 제대로 평가해 합병비율을 다시 산정해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현재 합병비율은 대주주에게만 유리하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동원산업은 오는 8월 주주총회 전에 입장을 밝힐 것을 검토하고 있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21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합병비율은 동원산업 및 일반주주들의 가치를 침탈하고 대주주의 지분율을 늘리는 결정으로 명백히 불공정하게 이뤄졌다”며 “동원산업의 주가가 저평가되고 상대 회사의 주가는 고평가된 현재 시점에 합병을 추진해서는 안 되며 적어도 시가보다 높은 순자산 가치를 사용해 합병가액을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블래쉬자산운용, 이언투자자문, 타이거자산운용 등 기관 투자가들도 동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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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동원산업이 시가를 바탕으로 동원산업과 동원엔터프라이즈의 합병 비율을 1대 3.838553으로 결의했다. 동원산업을 약 9000억 원대로 평가하고 동원엔터프라이즈를 2조 원 넘는 것으로 평가한 결과다. 이에 주주들은 사업회사인 동원산업의 가치가 저평가되고 지주사인 동원엔터프라이즈는 지나치게 고평가했다고 지적한다. 동원산업이 내놓은 합병 방안으로는 대주주인 김남정 동원그룹 부회장에게 유리하게 지배구조 개편이 이뤄진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동원산업이 이 같은 합병 방식을 사용하기 위해 오래 전부터 동원산업의 주가를 낮은 수준에 머물도록 관리했다는 의구심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미국 참치 가공업체인 스타키스트 등 자회사와 부동산 자산가치가 동원산업의 합병가액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거세다. 김규식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은 “스타키스트의 공정가치를 재평가하면 지금 수준의 3배에 달한다”며 “미국 식자재 인플레이션 영향으로 스타키스트의 실적과 가치가 리레이팅될 가능성이 큰데, 이런 점을 고려해 합병을 서둘러 진행한 것”이라고 밝혔다. 심혜섭 변호사도 “동원산업과 자회사들이 보유하고 있는 토지를 재평가한다면 자산가치 측면에서 합병비율을 새로 조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동원산업에 공정가치 재평가를 촉구하면서도 시정이 되지 않으면 법적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동원산업의 합병 방식이 국내에서 관행적으로 사용돼 온 방식인 만큼 적극적으로 대응해 국내 기업 거버넌스 구조에 하나의 선례로 남기겠다는 구상이다. 김주영 법무법인 한누리 대표변호사는 “주주 손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사전에 막는 것이 필요한데 위법행위 유지청구권, 신주발행 유지청구권 행사를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 변호사는 “주주행동을 취할 수 있는 지분은 충분히 확보가 된 상황”이라며 “회사가 합병방안을 재검토하고 이사회에서 좋은 대안을 가지고 나오는 선례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주주들의 거센 반발에 동원산업은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중이다. 동원산업 관계자는 “현 시점에서 입장을 밝히기는 조심스러워 추후 정리가 되면 정식으로 입장을 밝힐 예정”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금융당국의 우회상장·증권신고서 심사 절차가 남아있어 부정적인 여론이 동원산업에 부담이 될 수밖에 없는 데다 사회적 명예를 고려해 동원산업이 합병비율을 조정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심기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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