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吳, 낙후 도심에 녹지 넣고 복합개발…세운지구 內 일몰구역도 통합

오세훈 시장, ’녹지생태도심 재창조 전략’ 발표

높이·용적률 규제 풀고 공공기여로 도심 녹지 확보

'통개발 좌초' 세운 일몰구역 147곳 통합해 개발

세운 사업 완료시 북악산~한강 잇는 14만㎡ 녹지축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12일 오전 서울시청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자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12일 오전 서울시청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자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0년간 보존 중심 정책으로 낙후됐던 서울 도심이 빌딩숲과 나무숲이 공존하는 ‘녹지생태도심’으로 재탄생한다. 서울시는 대표적인 낙후 도심인 세운지구 재정비를 시작으로 녹시생태도심 사업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당초 8개 구역으로 나눠 통합개발이 추진되던 세운지구는 전임 박원순 시장 시절 ‘도시재생’으로 그 방향이 틀어지면서 171개 구역으로 잘게 쪼개졌는데, 이 중 일몰을 맞은 147개 구역을 20개 내외로 재편해 통합개발한다는 것이 오세훈 서울시장의 구상이다.



21일 오 시장은 종로구 세운지구 일대를 방문해 ‘녹지생태도심 재창조 전략’을 발표했다. 수도 서울의 상징적인 공간이지만 오랜 기간 성장이 정체된 도심에 고밀·복합개발과 녹지공간 확보를 동시에 추진해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취지다. 녹지생태도심 재창조 전략의 핵심은 ‘90m 이하’ 높이 규제와 ‘600% 이하’ 용적률 상한의 과감한 완화다. 규제를 풀어준 대신 받은 공공기여분을 공원과 녹지로 조성해 도심 전체를 녹지로 연결한다. 이로써 현재 3.7%에 불과한 녹지율을 15%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고밀·복합개발로 업무·상업·문화시설, 그리고 주거공간까지 확보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자료=서울시자료=서울시



서울시는 지역별 특성에 따라 △아직 재개발이 이뤄지지 않은 ‘신규정비구역’ △이미 개발이 끝난 ‘기시행 정비구역’ △한옥밀집지역이나 인사동·명동 등 ‘특성관리구역’ 등 3개 구역으로 나눠 녹지공간를 확보한다. 신규정비구역의 경우 고밀·복합개발과 대규모 녹지 확보가 가능한 만큼 건축규제 완화와 녹지공간 확보 전략을 각각 마련해 민간 재개발을 추진할 방침이다. 높이 규제(90m)와 용적률 제한(600%)을 완화하는 고밀·복합개발 방안, 그리고 블록별 최소 1개 이상의 공원을 조성하고 공원과 공원을 녹지 보행로로 연결해 도심 전체를 순환하는 녹지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녹지확보 방안도 추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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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정비구역의 대표적인 지역으로는 44만㎡에 달하는 세운지구가 꼽힌다. 세운지구는 30년 이상 된 노후 건축물 비율이 94%에 달하고 화재에 취약한 목조 건축물이 절반 이상이다. 오 시장이 지난 재임시절 세웠던 세운지구 통개발 계획이 박원순 전 시장 시절인 2014년 폐기되면서 171개 구역으로 쪼개졌는데, 이 중 사업이 추진되지 않고 있는 147개 지역은 일몰제 적용으로 정비구역 해제를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오 시장은 지난해 11월 서울시의회 시정질문에서 세운지구와 관련해 “세운상가 위에 올라가 종로2가와 청계천을 보면서 분노의 눈물을 흘렸다”며 “세운지구를 보면 피를 토하고 싶은 심정”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세운지구 내 모습 / 서울시세운지구 내 모습 / 서울시


이날 오 시장은 지난 10년간 재개발이 멈춰있는 147개 구역을 20여개 구역으로 재편하는 통합형 정비방식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공청회와 의견청취 등 절차를 거쳐 내년 상반기까지 이들 지역을 정비구역으로 변경고시한다는 것이 서울시 측의 설명이다. 현재 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24개 구역과의 연계개발 가능성도 관측된다. 서울시 관계자는 “높이와 용적률 완화가 추진되는 만큼 이미 사업이 진행 중인 곳에서도 사업성이 좋아진다고 판단하면 서울시 추진 방향에 맞게 사업을 조정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종묘~퇴계로 일대(세운지구) 녹지생태도심 조성 완료시 예상도 / 서울시종묘~퇴계로 일대(세운지구) 녹지생태도심 조성 완료시 예상도 / 서울시


서울시는 세운지구 내 녹지 네트워크 구축을 위해 블록별 공원을 조성하고 건물별로 각각 조성됐던 개방공간을 공원과 연결될 수 있는 위치에 배치한다는 계획이다. 또 지하공간을 통합개발해 지상 차량진출입로를 최소화하고 도로는 필수구간만 남기고 선형녹지로 조성한다. 건물 저층부에 공유공간을 만들기 위해 건폐율을 축소하는 경우 추가적으로 높이를 완화하는 방법도 적극 추진한다. 세운지구 선도사업이 완료되면 북안산에서 종묘, 남산을 거쳐 한강으로 이어지는 약 14만㎡의 녹지축이 조성된다.

서울시는 녹지생태도심 재창조 전략을 바탕으로 올 하반기까지 공론화 및 의견수렴 과정을 거쳐 상위계획인 ‘서울도심 기본계획’과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 기본계획’을 재정비하고 내년 하반기부터 구역별 정비사업이 본격 추진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양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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