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재테크

"강남부자들, 환율 1200원대에도 달러 거리낌 없이 산다"

■이재경 NH투자증권 PB대표

금리인상 등으로 안전자산 수요 ↑

달러자산 비중 최대 40%까지 확대

美 우량기업 등 해외채권에도 관심

국내 비상장주는 장기투자로 선택

이재경 NH투자증권 프리미어블루 본부장/제공=NH투자증권이재경 NH투자증권 프리미어블루 본부장/제공=NH투자증권




“예전에는 ‘자산의 일정 비중은 달러로 가시라’고 권하면 고객들이 별로 관심이 없었어요. 원·달러 환율 1150원대에서도 비싸다며 주저했는데 1200원을 넘긴 상황인데도 적어도 10~20%, 많게는 40%까지 달러 비중을 늘리시는 분들이 많아졌죠.”

NH투자증권의 고액 자산가 전담 프라이빗뱅커(PB) 서비스 ‘프리미어블루’를 이끌고 있는 이재경 대표(전무)는 최근 자산가들의 분위기를 이같이 전했다. 그는 “달러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며 “전쟁이나 금리 급등 등의 이슈로 자산 시장이 불안해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비슷한 이유로 미국 우량 기업의 회사채 등 해외 채권에 대한 관심도 늘어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이 대표는 “최근 부자들의 자산에서 해외 주식·채권의 비중이 30~40%까지 높아져 있고 앞으로도 절반 수준까지는 올라갈 것 같다”며 “주식만 해도 과거에는 국내 주식을 사들이던 자산가들도 이제는 엔비디아·마이크로소프트·테슬라만을 언급한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고액 자산가들의 관심이 해외 자산에만 쏠려 있는 것은 아니다. 국내에서는 비상장 주식에 대한 관심이 여느 때보다 높아졌다. 이 대표는 거액 자산가들의 투자 성향이 비상장 투자와 잘 맞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그는 “자산가들은 운용하는 자금 규모가 크기에 오히려 단순 명료하게 투자하는 경향이 있다”며 “비상장 주식의 경우 시가 평가가 아닌 장부 평가를 하다 보니 매일의 시세 변동에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장기 투자할 수 있는 상품”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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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는 프리미어블루 역시 고객들에게 이름만 들어도 알 만한 유망 비상장 기업에 대한 투자 기회를 한 달에 한두 건 정도는 제공하고 있다고 했다. 그리고 이처럼 자산가들의 입맛에 맞는 상품을 선보일 수 있는 것이 프리미어블루의 경쟁력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NH투자증권 IB사업부가 보유한 오랜 투자 경험과 경쟁력을 바탕으로 유망한 스타트업을 발굴해 우리 회삿돈으로 투자해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기업들을 주로 소개한다”고 말했다.

IB사업부와의 협업으로 비상장주 투자에 대한 경쟁력을 높였다면 초고액 자산가들의 자산 관리는 OCIO(외부위탁운용관리)사업부와 협업해 시너지를 내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지난해 11월 100억 원 이상의 초고액 자산가들을 위해 별도의 맞춤형 자산 관리 서비스인 ‘패밀리오피스’를 선보였는데, 이들의 자산 관리에 OCIO사업부의 인프라를 활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100억 자산가 한 명을 위해 별도의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은 힘들겠지만 NH에는 이미 주택도시기금 등 25조 원을 운용하고 있는 OCIO사업부가 있다”며 “대형 기금만 활용하던 OCIO 인프라를 개인도 이용할 수 있는 셈”이라고 했다. 그는 이런 서비스 품질에 만족한 고객들이 늘며 패밀리오피스가 론칭 6개월 만에 27개 가문으로부터 1조 원 이상의 자금을 위탁받는 등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지난해 2월 프리미어블루 리더로 합류해 1년을 보낸 이 대표는 “이제 업무 파악은 끝났고 본격적으로 힘을 줄 단계”라고 포부를 드러냈다. 특히 IB와 OCIO 등 본사 사업부와의 ‘시너지 영업’을 통해 더 좋은 기회를 자산가들에게 제공해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대표는 “올해를 본격적인 고액 자산가 비즈니스 활성화의 원년으로 삼을 것”이라며 “고객 특화 상품을 통해 본부의 색채를 드러내는 한편 NH투자증권의 최상위 자산 관리 서비스로서의 입지를 단단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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