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북구 번동 일대가 노후 저층주거지에 대한 새 정비모델인 서울시 ‘모아주택(타운)' 통합심의 문턱을 넘은 1호 사업지가 됐다. 번동 일대는 노후 다가구·다세대주택이 밀집할 뿐 아니라 도로가 좁고 주차난이 심각해 주거환경이 열악한 지역이다.
22일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 21일 열린 제2차 도시재생위원회 수권2분과위원회에서 강북구 번동 429-114번지 일대를 ‘모아타운’으로 지정하기 위한 소규모주택정비 관리계획 수립과 ‘모아주택’이 추진될 1~5구역의 가로주택정비사업 시행계획안이 각각 통과됐다. 해당 안은 내달 중 최종 지정고시될 예정이다.
모아타운은 신축과 구축이 혼재해 대규모 재개발이 어려운 10만㎡ 이내 노후 저층주거지를 한 그룹으로 묶어 개발하는 서울시 사업이다. 노후 저층주거지를 대단지 아파트처럼 탈바꿈시켜 양질의 주택을 공급하고, 지하주차장을 비롯한 다양한 편의시설을 확충하는 지역 단위 정비방식이다. 모아타운으로 지정되면 지역 내 이웃한 다가구·다세대주택 필지 소유자들이 개별 필지를 모아 블록단위로 공동개발하는 모아주택 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
모아타운 시범사업지 중 한 곳인 번동(5만5000㎡)이 심의를 통과하면서 이 일대는 현재 793가구에서 최고 35층 높이의 1240가구(임대주택 265가구 포함) 규모 아파트단지로 변모한다. 지하에도 1294대 규모의 지하주차장이 설치돼 주차난이 해소된다. 단지 내 250m 길이의 보행자 전용도로가 생기고 길 양옆으로 도서관, 문화·운동시설, 카페 등 개방형 편의시설이 조성된다. 협소했던 진입도로도 10~15m 너비로 넓어진다. 또 공공기여를 통해 우이천변 약 6000㎡에 산책로와 휴식·운동시설도 조성된다.
번동 모아타운은 지정된 지역 대부분이 정비대상에 포함되고 용도지역 상향과 지하 통합개발 등 각종 인센티브에 따른 공공기여로 기반시설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어 추가적인 공공지원 없이 사업이 추진될 수 있다는 것이 서울시측의 설명이다.
신중진 성균관대 건축학과 교수는 “모아주택·모아타운은 노후 저층주거지를 효율적으로 정비하고 계획적으로 관리하는 새로운 정비방식”이라며 “민간주도의 사업으로 저층주거지의 부족한 녹지 및 주차공간을 확보하고 양질의 주택을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기존 가로를 중심으로 다양한 공동이용시설 조성을 통해 지역 커뮤니티를 활성화시켜 주민 만족도가 크게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진형 서울시 주택공급기획관도 “주민들의 적극적인 추진으로 모아타운 사업이 첫 발을 내딛게 됐다”며 “또 다른 시범사업 대상지인 면목동 통합심의도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별다른 개선 대안이 없었던 저층주거지의 새 정비모델로 주목받는 모아타운과 모아주택이 선도적인 정비방식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