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년 만에 영업이익 4조 원을 넘어섰던 통신 3사가 올해도 ‘역대급’ 실적을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5세대(5G) 이동통신 가입자 증가로 수익성이 개선되고 설비·마케팅 투자 규모는 예년 수준을 유지하며 3사 모두 10% 내외 영업이익 증가가 예상된다. 기업간거래(B2B)·인공지능(AI)·로봇·콘텐츠 등 탈(脫)통신 신사업도 올해부터는 본격적인 성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된다. 수년간 수익 정체에 시달리던 통신 산업이 5G를 타고 날개를 달고 있다.
22일 증권가에 따르면 통신 3사의 2022년 총영업이익은 4조 3000억 원 내외다. 지난해 4조 380억 원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도 ‘4조 클럽’을 유지하며 영업이익이 7%가량 늘어난다고 예측하고 있다. 추정대로라면 통신 3사는 2011년 영업이익 4조 3780억 원을 기록한 후 11년 만에 4조 3000억 원대 수익을 거두게 된다.
5G 가입자 증가와 비용 감소가 수익성 개선을 ‘쌍끌이’하고 있다. 통신 3사의 5G 가입자는 지난해 두 배 가까이 늘어나 2000만 명을 돌파했다. 가입자 비중은 지난해 말 40%를 돌파한 데 이어 올 1분기 50% 내외를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세계 최초 상용화 3년 만에 가입자 절반이 5G를 사용하게 된 셈이다.
평균 요금이 LTE보다 비싼 5G 이용자가 늘어나는 한편 초기 인프라 설치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며 투자는 줄고 있다. 지난해 통신 3사의 설비투자금액(CAPEX)은 총 8조 2024억 원으로 전년보다 700억 원 이상 줄었다. 5G 상용화 첫해인 2019년 9조 5965억 원보다 1조 4000억 원가량 줄어든 수치다.
마케팅 비용도 안정화 추세다. 지난해 통신 3사의 마케팅비는 7조 9277억 원으로 전년 7조 8368억 원에서 1% 늘어나는 데 그쳤다. LG전자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철수하고 공시지원금 경쟁이 줄어든 때문이다. 업계는 LG전자가 시장에서 완전 철수한 올해도 마케팅 비용이 억제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올해부터는 그간 투자를 이어왔던 통신 외의 신사업도 빛을 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승웅 이베스트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보고서에서 “KT(030200) 콘텐츠 매출이 연평균 20%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KT클라우드 분할 등 디지코 전환의 성과 창출도 가시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정지수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는 “LG유플러스(032640)는 IDC 수요 증가가 중장기 성장을 주도할 전망”이라며 “스마트팩토리·모빌리티 등 비통신 비중도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익성 개선 전망에 목표 주가도 앞다퉈 상향 추세다. 업계 한 관계자는 “각종 규제와 내수 포화로 10년간 성장이 정체돼 있던 통신사들이 5G를 타고 비상 중”이라며 “탈통신 체질 개선 성과도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전망돼 앞길이 밝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