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22일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 중재안에 합의하면서 앞으로 출범할 ‘중대범죄수사청(가칭)’의 역할과 검찰의 수사 범위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검수완박 중재안의 궁극적 종착지는 ‘검찰 직접 수사권의 완전 박탈’이다. 검찰의 수사 영역을 부패·경제 범죄로 줄이고 전국 검찰청 6개 특별수사부(현 반부패·강력수사부)도 3개로 감축한다. 중수청이 출범하면 부패·경제 범죄도 폐지된다. 중수청 설치 방안을 논의할 곳은 사법개혁특별위원회다. 기존에 발의된 중수청·특별수사청 등 신설 법안을 토대로 협상이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날 법조계에 따르면 황운하·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각각 발의한 중수청·특수청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안이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돼 있다. 해당 법안은 수사 범위를 부패·경제·공직자·선거·방위사업·대형참사 등으로 명시하고 있다. 또 이들 범죄를 수사하거나 재판에 넘기는 업무에 종사하는 공무원이 저지른 범죄 등도 수사 범위다. 수사청장의 자격도 △15년 이상 판사·검사·변호사로 재직 △국가·지자체·공공기관 등에서 수사 관련 사무에 종사 △법률학 조교수 이상 재직 등으로 동일하다.
법조계 관계자들은 사법개혁특위가 중수청 설립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법무부 등 어느 부처 산하에 둘지를 두고 ‘도돌이표식’ 논의를 거듭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또 수사 범위나 중수청장 등의 선출 방식도 핵심 쟁점으로 부상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설립 1주년이 지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립 과정과 동일한 사안이 중수청을 새로 만드는 논의에서도 거듭되면서 1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는 얘기다.
법조계의 한 관계자는 “새로운 사정 기관이 출범하는 상황이라 어느 기관이 컨트롤할지도 관심사”라며 “검찰 직접 수사권을 분배해야 한다는 점에서 기존 경찰과 공수처·중수청 등 사이에 수사 범위를 정하는 부분에서도 여러 논의가 거듭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지금껏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일각에서는 공수처와 중수청을 합치는 방안이 거론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며 “다만 공수처 설립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 만큼 중수청이라는 새로운 사정 기관이 만들어지기까지도 1년 이상이 소요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