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치매 치료 길 열었다던 美기업, 결국 '사기극'이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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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알츠하이머 치료제 개발로 한때 주가가 급등했던 카사바 사이언스사의 연구 결과가 학계에서 외면받고 있다.



22일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에 따르면 최근 미국의 주요 학술지들이 카사바사가 지난해 발표한 알츠하이머 치료제 '시무필람(simufilam)' 관련 연구의 논문 게재를 철회하거나 우려를 잇따라 표시하고 있다.

카사바사는 지난해 7월 시무필람이 소규모 임상 실험에서 알츠하이머 환자들의 인지 기능 개선에 효과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카사바사가 학술지에 발표한 논문에는 변형 필라민A 단백질이 알츠하이머를 일으키며 자사가 개발중인 약품이 이를 표적으로 삼고 있음을 뒷받침하는 사진들이 실렸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미국의 치매 인구는 현재 약 600만명에 달하고 2050년엔 두 배로 늘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카사바사의 알츠하이머 치료제는 큰 주목을 받으며 지난해 여름 주가가 1주당 최고 135달러까지 1500% 치솟은 바 았다.



하지만 많은 과학자들은 카사바사의 연구 방식이 불투명하고 결과에 의문을 드러냈다. 특히 미국 증권감독위원회(SEC)가 지난해 11월 시무필람 실험 결과가 조작됐다는 주장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의혹은 증폭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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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의학 학술지인 '저널 오브 뉴로사이언스'도 같은해 12월 관련 논문에 대해 공개적으로 의문을 제기하면서 카사바사의 알츠하이머 치료제는 사기 논란에 휩싸였다. '저널 오브 뉴로사이언스'가 지적한 연구 결과는 시무필람의 효과에 대한 왕호우얀 뉴욕시립대 교수 겸 카사바 사이언스사의 수석 공동연구자의 논문 및 린제이 번스 카사바 사이언스사 수석 과학자의 공저 논문 등 2개 논문이다.

여기에 학술지 '뉴로바이올로지 오브 에이징(노화신경생물학)'도 지난 3월 왕 교수 및 번스 수석과학자가 써낸 또 다른 핵심 연구 논문들에 대해 오류가 의심된다는 경고문을 공개했다.

당시 학술지 측은 "연구 데이터의 조작 증거를 확인하지는 못했지만 다양한 방법론적 오류들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다만 두 학술지는 왕 교수가 소속된 뉴욕시립대 측의 조사 결과가 나올때 까지 추가 조치는 일단 유보했다.

또 다른 과학 저널인 '플로스 원(PLoS One)'은 왕 교수의 관련 논문 5편에 대해 5개월간 조사한 결과 해당 연구에 대한 신뢰도와 무결성에 심각한 우려가 발견됐다며 지난달말 게재 철회를 발표했다.

이처럼 카사바사의 치료제에 대한 의문이 증폭되면서 기업의 주가도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 지난 21일(현지시간) 현재 카사바사의 주가는 1주당 18달러대로 추락했다.

하지만 카사바사 측은 이와 같은 의문점에 대해 전면 부인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이 회사 측은 "조사에 협조 중이며 어떤 정부 기관도 우리에게 잘못을 저질렀다고 통보한 적이 없다"고 해명한 바 있다.


박동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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