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대통령실

한덕수, 대북은 '강경' 재정은 '매파' 부동산은 '신중'

[한 후보자, 인사청문회 서면답변 보니]

한 후보자 청문회 서면답변 보니

한반도 비핵화 대신 北비핵화 표현

"北 ICBM은 도발" 단호한 대응 강조

재정준칙 도입 등 건전성 회복 힘줘

보유세 완화·양도세 손질엔 동의

재건축·재개발은 "체계적 접근"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하루 앞둔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제3회의장에서 국회 직원들이 인사청문회 준비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하루 앞둔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제3회의장에서 국회 직원들이 인사청문회 준비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인사청문회를 앞둔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가 우리나라의 주도적인 대북 제재 추진 필요성을 언급하며 온건책 일변도였던 문재인 정부 대북 정책의 전면 수정을 예고했다. 재정 정책에 대해서는 ‘매파’ 본능을 드러내며 지출 구조 조정, 재정준칙 도입 등을 통해 문재인 정부에서 악화된 재정 건전성 회복을 강조했다. 한 후보자는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서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공약과 미묘한 온도 차를 보이며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에 대해 신중하게 접근하겠다고 설명했다.



◇“北 비핵화 협상 재개 노력…北 ICBM 발사는 도발 규정”=24일 정치권에 따르면 한 후보자는 국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에 제출한 서면 답변서에서 북한 핵 위협 대응책을 묻는 질문에 “북한의 비핵화를 위해 한미 공조하에 비핵화 협상이 재개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국제사회의 실효성 있는 대북 제재 실행을 주도해나가야 한다”고 답변했다. 그러면서 “완전한 비핵화 이전이라도 북한의 실질적 비핵화 조치가 있을 경우 경제협력 등을 통해 비핵화 추동력을 확보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재인 정부가 미국 주도의 대북 정책을 수동적으로 따라가는 데 그쳤다면 윤석열 정부는 대북 제재를 주도하며 북한을 비핵화 협상 테이블로 끌어오기 위한 강경한 입장을 취하겠다는 뜻이다.

무엇보다 한 후보자가 현 정부가 사용하는 ‘한반도 비핵화’ 대신 ‘북한의 비핵화’라는 표현을 쓴 점도 북한의 선제적 핵 포기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한 후보자는 북한의 무력시위를 도발로 규정하고 단호하게 대응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그는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등 탄도미사일 발사는 명백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일 뿐 아니라 우리에게 심각한 위협”이라며 “우리 정부도 국제사회와 같이 도발로 규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추경, 지출 구조 조정 우선…증세에는 사회적 합의 필요”=한 후보자는 코로나19 손실보상을 위한 추가경정예산, 복지 예산 등 재정 정책에서 ‘재정 건전성’을 원칙으로 삼겠다는 ‘재정 매파’의 입장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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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코로나19 손실보상 추경과 관련해 “물가·금리 등 거시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최소화될 수 있도록 추진할 필요가 있다”며 “재원 마련에 있어 지출 구조 조정을 우선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민생 경제 회복을 위해 확장적 재정 정책 기조를 유지할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단기적으로는 재정의 적극적 역할이 불가피했으나 중장기적으로는 건전 재정에 대한 의지와 목표를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며 “재정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 세출 구조 조정, 세입 기반 확충, 재정준칙 제도화 등 재정 혁신 방안을 관계 부처와 지속적으로 강구해나가겠다”고 답했다. 한 후보자는 복지 수요 대응 등을 위해 일정 부분 증세가 필요하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증세는 충분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사안으로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재건축 규제 완화 신중 접근…보유세 과도, 개선 필요”=한 후보자는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를 약속했던 윤 당선인과는 달리 재개발과 재건축 규제 완화는 신중하게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그는 “재개발·재건축 규제 완화 시 가격이 불안해지는 부작용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상당히 신중하고 체계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간의 과도한 규제 중심 정책으로 훼손된 시장 기능을 회복해 근본적인 시장 안정을 이루기 위해 부동산 규제를 정상화해나갈 필요가 있다”며 일정 부분 규제 완화의 필요성은 인정했다. 보유세 완화에 대해서는 윤 당선인과 뜻을 같이했다.

그는 “과거 보유세가 미흡한 상황에서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해 종합부동산세를 도입했지만 시장 관리를 위해 세제를 과도하게 강화함에 따라 실수요자 등에 대한 세 부담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어 개선 필요성이 있다”며 “종부세가 형평성 등 조세 원칙에 맞게 운용되도록 세제 개편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부동산 양도세에 대한 손질 필요성도 제기했다. 그는 “현재 주택 양도세는 다주택자 중과 등 과도한 세 부담으로 거래를 위축시키는 등 시장을 왜곡하는 측면이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 후보자는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해 “투기 수요 억제를 위해 규제를 과도하게 강화하고 주택 공급 확대를 뒤늦게 추진함에 따라 집값 급등과 그에 따른 세 부담 증가, 자산 양극화 등의 문제를 유발했다”고 평가했다.


박형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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