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韓 우주인력 1000명, 인도 6% 수준…그나마 배출돼도 현장과 '미스매칭'

[대한민국 신성장전략] 담대한 도전-우주에서 길을 찾다

2025년까지 1만명 필요하지만

우주 관련 인력 되레 줄어들고

로켓·위성 등 기기 제작에 몰려

부가가치 큰 응용분야 육성 절실





우주산업 규모가 나날이 커지고 있지만 국내에는 해당 산업을 이끌어갈 인재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우려가 나온다. 기업과 학계는 2025년까지 1만 명이 넘는 우주 인재가 준비돼야 한다고 입을 모으지만 정작 우주산업 인력은 감소세로 돌아선 상황이다. 신기술을 이끌어갈 박사급 연구원은 그 수가 줄어들고 배출되는 인력도 특정 분야에 편중되고 있다. 선진국들이 미래 인재 양성에 열을 올리고 있는 만큼 국가 차원에서 장기적인 인재 양성 계획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우주 분야 전문 인력의 경우 미국 항공우주국(NASA·나사) 1만 7396명, 독일항공우주연구센터(DLR) 8444명, 프랑스 국립우주연구센터(CNES) 2400명, 인도우주연구기구(ISRO) 1만 7222명에 달하는 반면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의 인력은 고작 1039명(2019년 12월 기준)에 불과하다.

과학기술통신부가 올 2월 발표한 ‘2021년 우주산업 실태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우주산업 기업체의 인력 현황 중 박사 인력은 전 학력군 중 유일하게 증가(14명·5.5%포인트)했다. 신기술 개발 등이 동반돼야 하는 만큼 민간 업체의 박사급 인재 수요가 나날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국내 우주산업 관련 박사와 박사 이상 상급 과정 진학생 수가 2018년 통계 집계 이래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는 점이다. 2020년 박사과정 진학자는 68명, 박사 후 과정 진학자는 9명으로 총 77명이었다. 앞서 2019년은 박사과정 진학자가 79명, 박사 후 과정 진학자는 15명으로 94명이었으며 2018년은 각각 25명, 64명으로 총 89명이었다. 2020년 우주산업 석·박사급 고급 연구개발 인재는 전체 인력 8969명 중 3950명(44.0%)으로 집계됐다. 박사급 인력은 1933명(21.6%)이며 석사는 2017명(22.5%)이었다. 대부분은 학사급 인력(4044명·45.1%)과 기타(975명·10.9%)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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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김종암 서울대 항공우주공학과 교수는 “우주 분야는 한 국가가 모두 다루기 어려운 만큼 국제적인 동맹이 빈번하게 이뤄진다”며 “국제 수준에 맞춰 일할 수 있는 석·박사급 인재가 필수적임에도 박사 진학자 수가 해마다 줄고 있어 인적 투자가 시급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비단 박사급 인재에 국한된 문제는 아니다. 세계 각국이 첨단 기술 개발과 운영을 위해 숙련된 전문 인력 양성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한국은 되레 그 수가 줄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2020년 미국의 민간 부문 우주 관련 고용 인력은 전년 대비 약 3.2%포인트 증가한 14만 7953명으로 추정됐다. 유럽의 우주 인력도 5만 388명 정도로 전년보다 3.3%포인트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국내의 경우 2020년 우주산업 인력이 8969명으로 지난해 대비 428명(4.6%포인트) 감소했다. 한국의 연도별 우주 분야 인력 현황은 △2016년 8353명 △2017년 9138명 △2018년 9372명 △2019년 9397명 △2020년 8969명으로 2019년 이후 감소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기업체와 학계에 따르면 향후 5년간 우주산업에 필요한 신규 인력은 총 1635명이다. 현 인력 8969명(2020년 기준)을 포함해 총 1만 604명이 필요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특히 기업체 신규 인력 채용이 예정된 분야로는 위성방송 통신(384명), 위성체 제작(256명), 위성항법(252명) 등이 꼽혔다. 이와 관련해 우주산업 기업체의 한 관계자는 “우주라는 공간 자체가 전 분야에 걸쳐 신기술이 필요한 만큼 고급 인력에 대한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며 “배출되는 인력이 줄어들어 당장 기업에 필요한 인재를 구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나마 배출되는 우주산업 인재도 성장하고 있는 분야와 ‘미스매칭’되고 있는 실정이다. 향후 5년간 우주산업에 필요한 신규 인력 중 로켓·위성 등 우주 기기 제작에는 587명이, 위성방송 통신이나 위성항법 서비스 등과 같은 응용 분야인 우주 활용 분야에는 1108명이 필요한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2020년 우주 기기 제작 분야 인력은 총 3398명으로 전년 대비 84명(2.5%포인트) 증가한 반면 우주 활용 분야는 총 5571명으로 전년 대비 518명(11.7%포인트) 감소했다.

김 교수는 “우주산업이 고도화될수록 ‘우주 활용’ 분야의 부가가치가 높아질 것으로 전망되나 인력이 줄어들고 있는 점은 우려스러운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인력 양성 등 장기적인 안목으로 정책을 수립하고 집행하기 위해서는 전문성 있는 컨트롤타워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민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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