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옮기면 올라"…美 인플레 밀어올린 이직자

2명 중 1명 두자릿수 임금 인상

근속기간 짧아져 물가상승 심화

/AP연합뉴스/AP연합뉴스




최근 미국 내에서 이직한 노동자들의 임금이 대폭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심각한 구인난 속에 빈발하는 이직이 임금인상발(發) 인플레이션의 주범으로 떠올랐다는 분석이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4일(현지 시간) 구인 사이트 집리크루터의 설문 조사를 인용해 지난 6개월 동안 직장을 옮긴 미국 근로자 2064명 가운데 64%의 급여가 올랐다고 보도했다. 응답자의 48%는 급여가 11% 이상 인상됐으며 50% 넘게 뛰었다는 응답도 9%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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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는 팬데믹 완화로 경기가 회복되는 과정에서 인력 수요가 급증해 기업들의 채용 경쟁이 격화했기 때문이라며 “급여가 높은 새 일터를 찾아 가는 이직이 현재 임금 인상의 핵심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실제 애틀랜타연방준비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 이직자의 평균 임금 상승률은 7.1%로 이직하지 않은 근로자들의 임금 상승률인 6%를 웃돌았다.

이 같은 ‘이직 랠리’는 당분간 계속되면서 물가 상승을 심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이번 조사에서 핵심생산인구(25∼54세)의 약 20%는 1년 안에 현 직장을 떠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잦은 이직에 따른 임금 인상은 이미 40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은 물가를 더욱 끌어올릴 것으로 우려된다. 고물가로 실질임금이 하락한 근로자들은 더 높은 연봉을 요구하고 기업은 높아진 임금을 제품·서비스 가격에 반영해 고임금-고물가의 악순환이 벌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WSJ는 "경제학자들 상당수가 올해 인플레이션 심화 요인으로 전쟁이나 공급망 혼란보다 임금 인상을 꼽았다"고 전했다.

장형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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