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 운용사인 맥쿼리인프라자산운용 PE본부가 LG(003550)그룹의 정보기술(IT) 서비스 업체인 LG CNS의 지분 투자 원금을 2년 만에 회수하며 대박을 터뜨리게 됐다. 맥쿼리PE는 2020년 초 LG CNS의 성장성을 높게 평가해 지분 35%를 약 1조 원에 인수했는데 실제 LG CNS의 실적이 급등하며 지분 가치가 치솟은 것이다.
2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맥쿼리PE는 1조 2000억 원 규모의 LG CNS 자본재조정(리캡)을 위한 금융 주선사로 삼성증권과 KB증권·KB국민은행·한국투자증권·키움증권을 선정하고 금리 등 막판 조건을 협의하고 있다.
맥쿼리PE는 2020년 5월 LG CNS 지분 35%를 (주)LG로부터 9500억 원에 인수했다. LG그룹이 일감 몰아주기 규제에서 벗어나기 위해 지분 매각이 불가피한 상황을 지원한 것이다. 당시 맥쿼리PE는 자체 조성한 프로젝트펀드(3500억 원)와 기존 펀드 자금 1000억 원 등 4500억 원을 동원하고 대출성 자금인 인수 금융으로 5000억 원을 충당했다. 아울러 인수 비용 및 이자 지급 등을 위한 대출을 별도로 1000억 원가량 받았다.
맥쿼리PE가 이번 리캡을 통해 인수 금융 규모를 7000억 원이나 늘리면서 투자 원금을 회수할 수 있게 된 것은 LG CNS의 몸값이 2년 만에 크게 오른 덕분이다. 맥쿼리 측이 투자를 집행하기 전인 2019년 말 LG CNS의 매출은 3조 2800억 원이었지만 지난해에는 4조 1400억 원으로 증가했다. 특히 영업이익이 같은 기간 2128억 원에서 3285억 원으로 급증하면서 기업 가치 성장을 견인했다. IB 업계의 한 관계자는 “LG CNS의 기업 가치가 2년 만에 1조 원가량 커진 것으로 파악된다”고 설명했다.
지난 2년간 LG CNS는 총 1695억 원의 배당을 지급해 맥쿼리PE가 600억 원가량의 배당 수익을 챙기기도 했다. 맥쿼리PE는 리캡이 완료되면 LG CNS 지분 투자금 4500억 원을 전액 회수해 맥쿼리와 연기금 등 주요 출자자에게 특별 배당의 형태로 돌려줄 방침이다.
맥쿼리PE는 또 35%의 지분을 보유한 2대주주로 향후 LG CNS의 상장 시 추가 투자 수익도 기대하고 있다. 글로벌 인프라 투자에 명성이 높은 맥쿼리는 LG CNS의 해외 사업 확장에 지원군 역할을 하면서 신규 IT 서비스 육성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LG CNS는 최근 1년 동안 인더포레스트(운영기술 보안)·로보(AI 음성 합성)·티지360테크놀로지스(비식별 데이터)·라이트브레인(사용자 경험 컨설팅)·오픈소스컨설팅(클라우드) 등 5개 기업들에 투자하며 신규 사업의 보폭을 넓히고 있다. 특히 라이트브레인과 오픈소스컨설팅은 각각 60억 원과 160억 원을 투입해 경영권을 확보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2020년 이후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한 신재생에너지 사업들은 매각하거나 청산하는 등 구조 조정을 단행했다.
IB 업계에선 맥쿼리PE가 리캡을 추진하는 규모가 LG CNS의 최근 성장세를 넘어서 인수 금융 금리 등을 놓고 진통을 예상하기도 하지만 LG CNS가 이르면 내년 상장이 예상돼 무난히 자금을 확보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