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정책

선서도 못한 한덕수 인사청문회…여야 자료 제출 두고 충돌

민주당 “개인정보 미동의로 자료 제출 안해…맹탕 청문회”

국민의힘 “자료 제출 불성실한 것 아냐…27일 전 끝내야”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가 25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참석해 눈을 감고 있다. / 성형주 기자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가 25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참석해 눈을 감고 있다. / 성형주 기자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의 보이콧에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는 후보자 선서도 하지 못한 채 정회했다. 민주당과 정의당은 한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자료 제출이 불성실하다며 청문회를 도저히 치를 수 없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문재인 정권의 세 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에 비하며 한 후보자의 자료 제출이 부족하지 않고 오히려 민주당과 정의당의 요구가 과하다고 맞섰다. 인사청문 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주호영 국민의힘 의원은 “여야 한 쪽만 출석한 상채에서 국무총리 인사청문회를 시작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며 한 후보자의 선서를 진행하지 않고 일정 합의를 위해 청문회를 정회한 뒤 오후 2시께 속개하기로 했다.



강병원 민주당 의원은 25일 국회에서 열린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에 민주당·정의당 소속 인사청문위원 중 혼자 참석해 “민주당과 정의당이 한 후보자의 자료 제출 미비를 이유로 일정 재조정을 요청했는데 받아들여지지 않고 강행해 유감”이라고 지적했다. 강 의원은 주 위원장이 청문회 속개를 선언하는 중에도 “12 명의 청문위원 중 8명이 자리에 없는데 어떻게 성원이 되느냐”며 강하게 항의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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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의원은 한 후보자의 자료 제출 불성실로 인해 청문회를 치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그는 “부동산 계약서를 달라 했는데 찾을 수 없다기에 한국부동산원 매매 현황을 요청했더니 개인정보 제공 미동의로 어렵다고 한다”며 “어떤 의혹이 있기에 개인정보 제공에 동의하지 않느냐”고 따져 물었다.

강 의원은 한 후보자의 자료 제출 미비 내역을 하나하나 꼬집으며 질타를 이어갔다. 그는 “한 후보자가 일하며 20억 원을 받은 로펌의 경우 어떤 일을 했는지 문의하니 영업 비밀이어서 알려줄 수 없다고 한다”며 “한 후보자가 해명한 대로 국익을 위해 일한 것이면 자랑할 일이 아니냐. 왜 제출하지 못하느냐”고 날을 세웠다. 강 의원은 한 후보자가 배우자 미술품 매매 내역을 공개하지 않은 점도 거론하며 “국민의 눈높이에서 고위공직자 후보를 철저히 검증하는 것이 국회의 일”이라며 “이런 허술 청문회·맹탕 청문회는 도리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이 민주당과 정의당의 참여 없이 청문회를 진행한다면 모든 책임을 국민의힘이 져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민주당의 요구가 과하다고 한 후보자를 옹호했다.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은 “민주당은 30~40년 전 돌아가신 한 후보자의 부모 부동산 거래 내역을 요청하고 있다”며 “부동산 계약서의 경우 한 후보자가 지난 1989년 매입한 주택인데 33년 전 계약서를 누가 가지고 있느냐”고 반문했다. 전주혜 국민의힘 의원 역시 “민주당은 한 후보자가 지난 1970년 사무관으로 임용된 이후 전체 봉급내역서를 달라고 한다. 한 후보자의 참여정부 시절 회의록도 요청했다”며 “이런 자료들은 한 후보자가 아니라 정부에 요구해야 할 것들”이라고 설명했다.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은 한 후보자의 자료 제출이 부실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낙연 전 국무총리의 경우 319건의 요청 중 85% 제출, 정세균 전 국무총리의 경우 250건 요청 중 53%를 제출했다”며 “그런데 한 후보자에 대한 자료 요청은 무려 1090건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인사청문회법에 따르면 인사청문동의안이 국회에 제출된 이후 20일 이내 청문회를 마쳐야 한다”며 “따라서 27일 전 청문회가 마무리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주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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