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28일까지 진행되는 한미 연합 지휘소 훈련을 겨냥해 연일 막말과 협박을 쏟아내고 있다. 북한의 대외 선전 매체인 ‘통일의메아리’는 24일 “남조선 군부가 합동 군사 연습에 광분하는 것은 우리의 핵 타격 대상이 되겠다는 천하의 바보짓”이라며 ‘핵 타격’ 운운했다. 북한은 올 들어 13차례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전술핵 탑재 탄도미사일 등 미사일 시험 발사 도발을 감행했다. 이어 조선인민혁명군 창건 90주년(25일) 전후에 추가 도발을 하거나 신형 무기를 대거 선보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무력시위를 반복하는 김정은 정권이 방어적 성격의 우리 측 훈련을 겨냥해 맹비난하는 것은 적반하장이다.
이 와중에 문재인 대통령은 퇴임을 앞두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한가롭게 친서를 교환했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의 운명을 바꿀 확실한 한 걸음을 내디뎠다”고 덕담을 했고 김 위원장은 “고뇌와 수고에 경의를 표한다”고 화답했다. 김 위원장은 “여지껏 노력을 바탕으로 정성을 쏟아나간다면 남북 관계도 개선될 것”이라고 했다. 북한이 미사일 도발에 이어 7차 핵실험 징후마저 보이는 시점에 친교 성격의 친서를 주고받는 것은 잘못된 신호를 북측에 줄 수 있다.
게다가 문 대통령은 임기 내내 남북 관계 이벤트에 집착하느라 북한의 핵·미사일 고도화 시간을 벌어준 과오부터 되돌아봐야 한다. 국가 안보와 국민 생명을 책임져야 하는 대통령이 북한에 핵 폐기나 도발 중단을 요구하기는커녕 임기 말까지 가짜 평화 쇼에 매달리는 것은 무책임한 태도다. 김정은 정권의 잇단 도발에도 평화 타령을 해온 ‘북한 중독증’은 안보 불안을 가져왔다. 곧 청와대를 떠나게 되는 문 대통령은 안보마저 위협받는 상황을 초래한 데 대해 대국민 사죄를 하고 북한의 도발에 엄중히 경고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