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철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의 가족 4명 모두 한미교육위원단이 운영하는 풀브라이트(Fulbright) 장학 프로그램의 혜택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26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강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김 후보자 아들 A 씨는 2016~2018년 풀브라이트 장학금을 받으며 미국 컬럼비아대 사회과학대학 석사과정을 밟았다. 앞서 김 후보자의 딸 B 씨가 2014~2016년 코넬대에서 석사과정을 밟을 당시 풀브라이트 장학금을 수령한 사실이 드러났는데 아들 역시 동일한 혜택을 받은 것이다.
두 자녀가 장학금을 받은 시기는 김 후보자가 한국풀브라이트 동문회장을 지낸 2012~2015년과 겹쳐 특혜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앞서 김 후보자 본인도 1996~1997년 풀브라이트 장학금을 받고 미국 존스홉킨스대 초빙교수로 재직했다.
풀브라이트 장학금은 외국인의 미국 대학원 유학을 지원하는 미국 국무부 장학금이다. 김 후보자 가족이 선정된 풀브라이트 장학 프로그램은 한미 양국 정부가 공동으로 출연해 한미교육위원단에서 운영한다.
해당 프로그램은 1년 차 학비 최대 4만 달러(약 5000만 원), 생활비 월 1300~2410달러(약 163만~302만 원) 등 수천만 원의 장학금을 지급하는 데다 가족 동반 시 1인 동반 가족수당 월 200달러(약 25만 원) 등의 혜택까지 주어진다.
김 후보자의 배우자 역시 숭실대 교수로 재직하던 2004~2005년 풀브라이트 장학 프로그램의 지원을 받아 미국 템플대에 교환교수로 다녀온 것으로 확인됐다. 같은 시기 김 후보자는 델라웨어대 초빙교수로 재직했으며 두 자녀도 미국 유학 중이었다. 배우자와 자녀들이 함께 지냈다면 자녀들의 경우 부모 장학금 혜택과 본인 장학금 혜택을 이중으로 누렸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강 의원은 “한 해 소수밖에 선정하지 않는 장학 프로그램을 한 가족이 모두 누렸다는 것은 국가적 장학 혜택이 소수에 의해 사유화돼온 것이 아닌지 의심케 한다”며 “장학금 수령 과정에서 부정이 없었는지 낱낱이 밝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후보자가 한국외대 총장 시절 대기업 사외이사 ‘셀프 허가’ 의혹에 대해 거짓 해명을 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박찬대 민주당 의원은 이날 “한국외대로부터 제출받은 ‘학교법인 동원육영회 공문서 발신 및 수신 대장’에 따르면 김 후보자는 이미 롯데첨단소재(현 롯데케미칼)의 사외이사 임기가 시작된 후 학교법인 승인 절차를 거쳤다”며 “이는 사후 허가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앞서 교육부 인사청문회준비단은 “학교법인 이사장의 승인을 받았다”고 해명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