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임금협상을 두고 사측과 갈등을 빚어온 현대중공업 노조가 올해 첫 파업에 돌입한다. 후판 등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경영환경이 악화되는 가운데 올해 수주 호조를 발판삼아 실적 개선을 이뤄내야 하는 현대중공업에는 비상이 걸렸다.
26일 현대중공업에 따르면 노조는 25일 열린 쟁의대책위원회에서 27일부터 다음달 4일까지 파업에 들어가기로 결정했다. 27일에는 7시간 파업, 28일부터 다음 달 4일까지는 8시간 전면파업이다.
노조는 “1차 잠정안 부결이 노조의 추가 재교섭 요구에 대해 사측이 합의정신에 위배된다는 이유로 거부하고 있다"며 “사측은 노동자 공동배분과 정당한 노동가치 지급에 즉각 실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현대중공업 노사는 지난달 15일 진행된 2021년도 임금협상 집중교섭에서 기본급 7만3000원(호봉승급분 2만3000원 포함) 인상, 성과급 148%, 격려금 250만원, 해고자 1명 복직, 특별휴가 1일 등의 내용이 포함된 잠정안에 합의했다. 하지만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부결되자 다시 재협상을 벌였고, 보수 인상에 대한 노사간 이견을 좁히지 못해 결국 파업에 돌입하기로 한 것이다. 업계에서는 조선업 대표 주자인 현대중공업 노조의 파업강행이 오랜만의 수주 호조로 실적개선과 경쟁력 강화를 달성해야 할 조선업계에 악재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조선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예상을 뛰어넘는 수주호황이 이어지고 있으나 대부분의 조선업체는 과거 침체기에 누적된 저가 수주의 여파로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데다 최근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비용 부담까지 커지고 있다”며 “현대중공업의 파입이 조선업계 전체로 번지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