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 패권 시대에 산학연이 담을 허물고 기업가 정신을 갖추지 않으면 국가 생존이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수십 년간 혁신을 외치지만 잘 실행되지는 않아요.”
서울경제가 26일 서울 홍릉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에서 개최한 제1회 국가연구소 기업가 정신 토크 콘서트 KIST편에서 산학연정 대표, KIST, 홍릉밸리 연구자, 스타트업 대표 등은 국가 생존을 도모하고 미래 성장 동력을 확충하기 위한 제안을 쏟아냈다. 25개 정부 출연연구기관을 관장하는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와 KIST가 공동 주최한 이날 토크 콘서트는 3시간가량 집단지성을 발휘하는 공론의 장이 됐다.
우선 국립대 실험실 창업 1호인 박희재 서울대 AI밸리 단장은 “산학연은 혁신한다면서도 모방에 머무르고 연구도 따로 하며 정부는 연구비를 나눠 먹기 식으로 뿌려준다”며 “대학의 경쟁력이 오히려 뒷걸음질치고 있고 출연연의 상황도 여기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연구계가 여전히 논문 위주의 풍토이고 특허도 아직은 양적 관리에 머무르는 등 혁신 생태계가 구축돼 있지 않다는 것이다. 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 회장은 “세상은 빛의 속도로 변하면서 치열한 생존 경쟁을 벌이고 있다”며 “출연연과 대학은 고정관념과 기득권을 타파하고 과학자 본연의 역할에 좀 더 충실하고 기업은 이들과 협조 체계를 잘 구축해야 한다”며 산학연의 기업가 정신 함양을 강조했다.
이에 대해 김복철 NST 이사장은 “그동안 산학연은 파트너라기보다 각자도생하며 경쟁 대상으로 봤던 측면이 있으나 최근에는 다양한 형태로 협력이 늘고 있다”며 “출연연도 중소·중견기업과 눈높이를 맞춰 소통하고 기술 이전과 창업을 독려하고 있다. 기업도 출연연을 많이 활용해달라”고 당부했다. 윤석진 KIST 원장은 “KIST는 국가 임무형 연구나 원천 연구, 전략 기술 연구, 기술 사업화를 위해 노력하고 특허도 양에서 질로 패러다임 전환에 나서고 있다”며 “미국의 경영학자 피터 드러커가 ‘기업가 정신은 이론적 지식보다 프랙티스(practice)가 중요하다’고 했는데 말로만 혁신을 외칠 게 아니라 실행에 옮겨야 한다”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