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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 리포트] 인터넷 시대의 가족 드라마를 재정의하다

‘When You Finish Saving the World’의 감독 제시 아이젠버그

영화 ‘When You Finish Saving the World’에서 아들과 엄마를 연기한 핀 울프하드(왼쪽)와 줄리안 무어. / 사진 제공=Sundance Institute영화 ‘When You Finish Saving the World’에서 아들과 엄마를 연기한 핀 울프하드(왼쪽)와 줄리안 무어. / 사진 제공=Sundance Institute




“각자의 세상에서는 인정 받지만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는 엄마와 아들의 관계 회복 과정을 담았어요”



영화 ‘세상을 구했다고 생각되면’(When You Finish Saving the World)는 배우 제시 아이젠버그(38)의 감독 데뷔작이다. 그가 각본을 쓰고 녹음도 한 동명의 오디오 북에 담긴 지기 캇츠의 이야기를 영화화했다. 시나리오 역시 그가 썼고 오디오 드라마에서 지기역을 맡은 ‘기묘한 이야기’의 스타 핀 울프하드가 영화에서도 같은 배역으로 등장한다. 지기의 엄마 에블린을 줄리안 무어가 연기하면서 영화는 생생한 현실감이 느껴진다. 줄리안 무어는 이 영화의 프로듀서로도 이름을 올렸다. 또, 제시 아이젠버그와 의리를 과시하는 배우 엠마 스톤이 SNL 제작자 데이비드 맥커리(남편)와 함께 설립한 프로덕션 ‘프루트 트리’가 제작을 맡았다.

아이젠버그는 “가정폭력 피해자 보호시설을 운영하는 고지식하고 격식을 차리는 엄마는 자신의 방에 홈 스튜디오를 꾸며 2만명의 온라인 팬들을 위해 포크록 노래를 부르는 10대 아들에게 늘 대립각을 세운다. 자신의 가치관에 다소 경직된 사고를 지녔지만 함께 사는 사람들과 화해하려고 노력하는, 다른 세상을 이해하려고 애쓰는 강한 의지를 지닌 존재”라고 소개했다.

선댄스 영화제 화상 인터뷰에 참여한 제시 아이젠버그(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엠마 스톤과 데이비드 맥커리, 핀 울프하드, 줄리안 무어 / 사진 제공=Sundance Institute선댄스 영화제 화상 인터뷰에 참여한 제시 아이젠버그(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엠마 스톤과 데이비드 맥커리, 핀 울프하드, 줄리안 무어 / 사진 제공=Sundance Institute



제작 당시부터 할리우드 드림팀의 제작, 감독, 출연으로 화제가 된 이 영화는 선댄스 영화제에서 첫 시사를 했다. 상영이 끝난 후 제시 아이젠버그는 그 답지 않게 긴장한 모습으로 화상 인터뷰에 임했다. 그는 “가정폭력 피해자 보호시설의 내부를 들여다보고 그 세상의 심리적 고통, 그 세상이 지닌 따뜻함, 그들이 하는 일의 중요성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인터넷 명성이란 매우 현대적이고 기이한 현상과 그 세상을 비교하길 원했고 쉼터와 같은 장소가 미치는 지역적 영향과도 비교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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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인 애나의 어머니가 인디애나주 블루밍턴에서 35년 간 가정폭력 피해자 보호소를 운영했다고 밝힌 제시 아이젠버그는 가끔 그곳에서 시간을 보냈고 팬데믹 기간 자원봉사를 했다고 한다. 그는 “내면에 존재하는 예술과 사회운동 사이의 갈등이 두 캐릭터로 표출되었다”며 “각자 최고 속도로 달리며 자신의 경로를 이탈하길 거부하는 두 사람의 대립은 내 마음 속에서 끊임없이 벌어지는 논쟁의 표현”이라고 설명했다.

제시 아이젠버그의 오더블 오리지널 오디오 드라마 동영상 / 사진 제공=Audible Originals, LLC제시 아이젠버그의 오더블 오리지널 오디오 드라마 동영상 / 사진 제공=Audible Originals, LLC


2020년 8월 4일 공개된 동명의 오더블(아마존) 오리지널은 서로를 이해하고 자신을 알아가려 노력하는 세 사람의 이야기를 담았다. 핀 울프하드, 케이틀린 디버, 제시 아이젠버그가 각각 지기 캇츠, 레이첼 캇츠, 네이든 카츠로 나레이션을 담당했다. 아이젠버그는 “오더블 오리지널은 2032년을 배경으로 했기에 영화로 만들면서 우리가 사는 시대에 맞게 각색을 했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재미 있는 글쓰기, 말장난, 그리고 지정학’이란 요소가 모두 담긴 작품”이라고 만족감을 표했다.

영화 속 지기에게 터닝포인트가 되는 ‘마샬 아일랜즈’라는 노래와 시에 관한 질문을 받자 “모두 오세아니아의 섬나라 마샬 제도에서 일어난 실제 사건들이다. 그들은 매우 특이한 역사를 갖고 있다”고 답했다. 오래 전에 각국 국가에 맞춰 모든 나라에 대한 노래를 작곡할 계획을 세웠던 적이 있다는 그는 “그 나라에 관해 배우고 싶다는 이유였고 알파벳순으로 A부터 시작해서 안도라(이탈리아) 쯤에서 끝냈던 것 같다. 엄청나게 부담스러웠던 작업이었다”며 웃음을 보였다.

영화 ‘세상을 구했다고 생각되면’은 뉴멕시코에서 촬영한 16mm 영화로 일부러 홈메이드 느낌을 냈다. 고요하지만 중간중간 웃게 만드는 연출 포인트가 있다. 선댄스에 이어 올해 칸 비평가 주간 개막작으로 초청되었다./ 하은선 미주한국일보 부국장, HFPA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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