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동향

'실론티'의 나라 스리랑카.. 국가부도에 물가급등 더해져 "정권 교체하자"

4월 소비자 물가 전년 대비 30% 폭등

관광 부문 붕괴등으로 외화 부족해지면 생필품 부족

대통령과 총리 교체 요구하며 시위 격해져

스리랑카 수도 콜롬보에서 28일(현지시간) 경제위기에 분노해 파업에 나선 공공·민간 부문 노동자들이 고타바야 라자팍사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스리랑카 수도 콜롬보에서 28일(현지시간) 경제위기에 분노해 파업에 나선 공공·민간 부문 노동자들이 고타바야 라자팍사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일시적 채무불이행(디폴트) 사태를 선언한 스리랑카의 물가가 폭등했다.

스리랑카 조사통계국은 4월 소비자 물가가 전년 동기 대비 29.8% 올랐다고 30일 밝혔다.



1월 14.2%, 2월 15.1%, 3월 18.7%로 가파르게 오르던 물가의 4월 증가 추이가 한층 가팔라 졌다. 스리랑카는 주력 산업인 관광 부문이 붕괴하고 대외 부채가 급증한 데 이어 재정 정책 실패까지 더해진 모습이다. 이 때문에 1948년 독립 후 최악이라고 불리는 경제난에 직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 외화가 부족해지면서 석유, 의약품, 식품 등 생필품난이 이어지고 있다. 스리랑카 정부는 이달 초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구제금융을 받을 때까지 510억달러(약 64조원)에 달하는 대외 부채 상환을 유예한다며 일시적 디폴트까지 선언했다. 또 인도와 세계은행(WB) 등으로부터 자금을 빌려와 생필품 구매에 나서고 있지만 물가는 좀처럼 진정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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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난 민심은 정권을 장악한 고타바야 라자팍사 대통령 및 마힌다 라자팍사 총리 형제 등 ‘라자팍사 가문’으로 향하고 있다. 수도 콜롬보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는 연일 시위가 이어지고 있으며 지난 28일에는 전국 규모의 파업이 진행되기도 했다. 상황이 갈수록 악화되자 고타바야 대통령은 통합 정부를 구성하고 마힌다 총리를 교체할 의사를 비친 것으로 전해졌다.

뉴스퍼스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마이트리팔라 시리세나 의원은 이날 대통령과 면담 후 “대통령이 새로운 총리를 임명하고 모든 정당이 참여하는 내각을 구성하는 데 동의했다”고 말했다. 시리세나 의원은 직전 대통령으로 연정의 일원으로 참여했다가 최근 40여명의 의원과 함께 연정을 탈퇴한 상태다.

고타바야 대통령은 이달 초에도 거국 중립내각을 꾸리자고 제안했지만 야당은 현재 대통령과 총리에 대한 불신임을 추진하며 이를 거부한 바 있다.

한편 스리랑카는 대통령 중심제를 채택하고 있지만 총리도 상당한 권한을 갖는 등 의원내각제 요소가 가미된 체제를 운영 중이다. 라자팍사 가문은 2005∼2015년에도 독재에 가까운 권위주의 통치를 주도한 바 있다. 고타바야는 2019년 11월 대선에서 승리하면서 다시 정권을 잡았으며 마힌다를 총리로 지명했다.


세종=양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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