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삿돈 614억원을 횡령한 우리은행 직원이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양환승 부장판사는 30일 "증거 인멸과 도망의 우려가 있다"며 우리은행 직원 A씨에 대한 영장을 발부했다.
이날 오후 2시 40분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나온 A씨는 취재진에 "(법정에서) 혐의를 인정했다"며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고 말했다.
그는 2012년∼2018년 3차례에 걸쳐 회사 자금 약 614억원을 횡령한 혐의(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횡령)로 지난 28일 경찰에 긴급체포됐다.
A씨는 우리은행에서 10년 넘게 재직한 차장급인 직원으로 횡령 당시 기업개선부에 있었다. 횡령금 대부분은 옛 대우일렉트로닉스 매각에 참여했던 이란 가전업체 엔텍합에 우리은행이 돌려줘야 하는 계약보증금인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A씨의 계좌를 통해 자금 흐름을 파악하던 중 횡령금 일부가 A씨 동생의 사업 자금으로 흘러간 단서를 포착해 전날 같은 혐의로 A씨의 동생도 체포했다.
동생 B씨는 뉴질랜드 골프장 리조트 개발사업을 추진하다 80억여원 손실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횡령액 614억원 중 A씨는 500억 가량, 동생 B씨는 100억가량을 나눠 쓴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은 이날 동생도 공범으로 보고 같은 혐의로 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B씨의 영장실질심사는 이르면 내달 1일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