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종목·투자전략

'같이 보면 추가요금 내라'…넷플리스 천하 끝나나 [코주부]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업계의 절대강자 넷플릭스가 가입자 감소로 체면을 구겼습니다. 11년 만에 처음으로 가입자 수가 줄자 주가는 하루에만 35%나 떨어졌는데요. 결국 ‘작은 워런 버핏’으로 불리는 미국 헤지펀드의 거물 빌 애크먼(사진)도 손절을 선언했습니다. 엔데믹과 함께 방구석 OTT의 전성기도 이렇게 막을 내리는 걸까요? 제2의 오징어게임이 나온다면 반전이 가능할지도? <코주부레터>에서 알아봤습니다.

넷플릭스 기대감 꺾였다...손절하는 투자 큰손들


빌 애크먼은 최근 “포트폴리오에 넷플릭스를 담고 갈 자신이 없다”며 매도 사실을 전했습니다. 앞서 지난 1월 말에는 11억 달러를 베팅해 넷플릭스 주식을 대거 사들여 화제를 모았는데요. 불과 3개월 만에 돌변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바로 지난 20일(현지시간) 넷플릭스가 발표한 가입자 수 때문입니다. 넷플릭스는 이날 올해 1분기 가입자가 2억 2,160만 명으로 직전 분기 대비 20만 명 감소했다고 밝혔습니다. 넷플릭스의 가입자 감소는 2011년 이후 처음인데요. 해당 소식에 넷플릭스의 주가는 하루 만에 35%나 급락했습니다. 애크먼은 “가입자가 11년 만에 감소했다는 사실은 상당히 실망스럽고, 앞으로 매출과 구독자를 끌어올릴 수 있을지 미지수”라며 잘못된 투자를 했다고 말했습니다.

실망한 건 애크먼뿐만 아니었습니다. 미 월가 투자은행 등 최소 9개 업체는 이날 투자의견을 잇달아 강등했는데요. JP모건은 넷플릭스가 향후 몇 달 동안 신저가를 기록할 수 있다며 목표주가를 50% 낮췄습니다. 피보털리서치는 “1분기 가입자 감소는 충격적”이라며 매수에서 매도로 강등했고, 웰스파고는 넷플릭스의 목표주가를 기존 600달러에서 300달러로 절반이나 깎았습니다.

경쟁 치열한데 공짜손님도 많아...수익성 '뚝'


넷플릭스 쇼크는 OTT 업계 전체로 번졌습니다. 넷플릭스 주가가 폭락한 20일 디즈니는 5.6%, 로쿠는 6.2%, 파라마운트는 8.6%, 워너브러더스 디스커버리는 6% 각각 떨어졌죠. 잘 나가던 OTT 업계를 덮친 문제는 대체 뭘까요?

①기업 간 경쟁 심화: 글로벌 시장만 해도 디즈니플러스, 아마존 프라임 등 초대형 OTT들이 넷플릭스와 경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경쟁이 격화하면서 각사 모두 이용자 증가세가 둔화하는 실정인데요. 구독자 수 하락과 더불어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하기 위해 업계의 경쟁이 심화되며 지출이 증가해 모든 기업들의 이익도 함께 줄어들고 있고요.

②가입자 간 계정 공유: 구독료를 내지 않고 계정을 공유하는 ‘공짜 손님’이 많다는 점도 OTT 성장 정체의 원인으로 꼽힙니다. 넷플릭스는 무단 가입 계정이 1억 가구에 달한다며 추가 요금 부과의 칼을 빼들었지요. 그러나 이들을 유료 가입자로 전환시키는 건 쉽지 않아 보입니다. 딜로이트 부사장인 케빈 웨스코트는 “이용자들은 점점 OTT 구독료 상승에 대해 경계심을 갖기 시작했으며 좋아하는 시리즈가 끝나면 서비스를 탈퇴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습니다. 또 “자신들이 원하는 콘텐츠를 모두 시청하기 위해 여러 서비스에 가입해야 하는 것에 불만을 품고 있다”고 덧붙였죠.

넷플 위기는 곧 기회...킬러 콘텐츠가 OTT 승패 좌우




결국 OTT는 수익성 악화로 엔데믹과 함께 역사 속으로 사라질까요? 업계의 생각은 조금 다릅니다. 최근 OTT의 위기는 엔데믹으로 인한 이용자들의 관심 하락이 아니라 ‘오징어 게임’ 만큼 파급력을 가진 콘텐츠 생산이 뜸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죠. 이미 OTT 유료 구독은 TV 시청 만큼 일상으로 자리 잡은지 오래고, 구독자들은 콘텐츠에 따라 움직이기 때문에 꾸준히 킬러 콘텐츠를 생산하는 OTT가 새로운 승자가 될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실제 넷플릭스의 위기도 애플과 아마존에 비해 오리지널 콘텐츠 경쟁력이 약하다는 지적 속에서 나왔죠. 블룸버그는 “과감한 투자로 대작을 발굴해냈던 넷플릭스가 최근에는 가성비가 좋은 저예산 드라마에만 몰두하고 있다”고 꼬집었습니다.

한국 콘텐츠 제작사 투자 전망 맑음


올 1분기 넷플릭스 가입자가 유일하게 순증한 지역은 어디일까요? 바로 아시아태평양입니다. 특히 동남아 시장은 젊은 인구가 많고 아직 시장을 장악한 OTT가 없어 매우 중요한데요. 이런 시장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콘텐츠가 바로 ‘K-콘텐츠’라고 합니다. 실제 태국과 베트남의 넷플릭스 톱10 80%는 한국 콘텐츠가 차지하고 있다고. 즉 동남아 지배력 확대를 위해서는 K-콘텐츠 수급이 필연적이라는 뜻입니다. 이에 따라 증권가에서는 OTT보다는 제작사 투자를 적극 추천하고 있는데요. 넷플릭스뿐만 아니라 2분기부터 디즈니플러스 등 글로벌 OTT들이 아시아 시장 확장을 본격화하면서 국내 콘텐츠 제작사들의 구작 라이브러리 단가까지 상승하고 있다고.

→관련주는 제이콘텐트리, NEW, 팬엔터테인먼트, 스튜디오드래곤, 키이스트, 쇼박스, 초록뱀미디어, 에이스토리, 삼화네트웍스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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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주 기자·팀코주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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