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카드

코로나 보복 소비 시작…"회식보다 트렌디 문화" '핫플'에 소비 몰렸다

◆신한카드 빅데이터 분석

핫플 소비, 전달 대비 26%급증

도심 오피스권 22%로 뒤이어

해방촌 요식업 이용 55% 폭증

거리두기 해제후 대면활동 대비

핫플 상권 의류구매 38% 늘어

주거권선 스포츠센터 1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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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김은진(31·가명)씨는 최근 거리두기 해제 후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과 함께 익선동에 위치한 사진이 예쁘게 찍힌다는 ‘핫플’ 음식점을 찾았다. 김씨는 “생각보다 사람이 많아서 놀랐다”며 “오랜만의 친구들과의 외출에 들뜬데다가 재택근무도 중단되는 분위기여서 옷 쇼핑도 많이 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사회적 거리 두기가 해제되자 사람들의 소비가 도심업무지구나 주거지역 상권보다는 홍대와 가로수길 등 ‘핫플레이스’에 더 집중됐다. 거리 두기 해제 이후 출퇴근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도심 오피스 상권의 소비 회복이 가파를 것으로 예상했지만 오히려 소비자들은 ‘트렌디’한 문화를 즐기려는 욕구를 먼저 실현하려 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MZ세대의 보복 소비가 더 빠르게 늘어난 것이다.



최근 신한카드 빅데이터연구소가 사회적 거리 두기를 해제한 18~24일 서울 주요 지역의 업종·시간대별 카드 이용 건수를 전주와 전월과 비교한 결과 가로수길·익선동·홍대·한남·해방촌 등 이른바 ‘핫플레이스’ 상권에서의 소비가 눈에 띄게 늘어났다. 핫플레이스 상권에서의 소비는 전주보다 6.3%, 전월보다는 26.4% 증가했다. 핫플레이스 상권의 뒤를 이어 오피스상권(광화문·서울시청)과 주거상권(옥수·이촌·행당) 순으로 소비 증가 폭이 높았다. 도심 오피스 상권의 경우 재택근무가 줄고 출퇴근 근무가 늘면서 회식 등 업무 소비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지만 MZ세대 등 젊은 소비 계층이 더 활발하게 움직이며 ‘트렌디 문화’를 소비할 수 있는 핫플레이스에 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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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플레이스 상권에서는 요식업과 카페의 이용 증가가 눈에 띄었다. 트렌디한 맛집과 술집이 많은 해방촌의 경우 요식업 소비가 전월 대비 55.2% 증가했으며 익선동의 요식업 소비가 전월 대비 40% 증가했다. 특히 다른 상권 대비 증가율이 두드러진 업종은 의류 구매로 전월 대비 이용이 38%나 증가했다. 1년 7개월 만에 야외 마스크 의무화가 해제되는 만큼 여름철 의류 구매를 통해 대면 활동 및 외출 증가를 대비하는 등 일상 회복을 준비하는 모습으로 풀이된다.

핫플레이스 상권의 주점 소비는 전월 대비 206.8%나 폭증했다. 다만 신한카드 빅데이터연구소 측은 “일반대중음식점으로 분류된 술집이 상당수인 데다가 주점 자체의 이용 건수는 수치가 작아 이용 증감률이 과다하게 산출된 경향이 있다”고 부연했다.

광화문·서울시청 등 오피스 상권에서는 사적 모임 완화 조치에 따라 실내체육시설 이용이 감소한 대신 요식업·주점 등 외식 업종에서의 이용이 증가했다. 오피스 상권에서 스포츠센터·레포츠클럽 업종의 소비는 전주 대비 17.3%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요식업(4.7%), 주점(63.3%)에서의 소비는 증가했다. 특히 오피스 상권에서는 제과점 이용 증가가 눈에 띄게 두드러졌다. 오피스 상권에서 제과점 이용은 전월 대비 14.0% 증가했는데 같은 기간 주거 상권과 핫플레이스 상권에서는 소비가 한 자릿수 증가에 그쳤다. 이는 기업체마다 재택 비율을 축소하며 출퇴근하는 사람들이 증가해 제과점에서 간단한 빵과 커피로 아침을 해결하는 이들이 늘어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반면 옥수·이촌·행당 등 주거 상권의 경우 탁구장·헬스장 등 실내체육시설 이용의 제한이 완화되면서 스포츠센터·레포츠클럽 업종의 이용이 증가했다. 주거 상권에서 스포츠센터·레포츠클럽 업종의 소비는 전월 대비 19.5% 증가했다. 실제로 최근 동네 헬스클럽의 PT 예약률이 다시 올라가는 등 이용이 활성화되는 모습이다. 주거 상권에서는 이·미용 시설의 전월 대비 이용이 12.4% 증가했다. 신한카드 빅데이터연구소 측은 “코로나 확진자가 많았던 무렵에는 평일 미용실 이용이 감소했었다”며 “출퇴근 직장인에 비해 자녀 때문에 조심스러운 주부들이 외출을 줄이며 이용이 줄었는데 위드 코로나 시대가 되면서 주거 상권의 이·미용 시설 이용도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영업시간 규제가 풀리면서 전체 상권의 야간 시간 이용이 크게 늘었다. 요식업은 물론 편의점 등의 야간 이용 비중이 증가했다. 핫플레이스 상권에서의 변화가 가장 컸고 상대적으로 오피스 상권의 심야 시간 이용 증가는 크지 않았다. 핫플레이스에 위치한 주점에서 자정부터 오전 6시까지의 소비는 전체 소비 중 47%를 차지했는데 이는 전주(7%)·전월(3%) 대비 급격히 늘어난 것이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오랜 ‘집콕’ 생활로 사람들이 활동 제약에서 오는 피로감과 공간 제약의 답답함을 느꼈던 만큼 거리 두기 규제 완화 후 그동안 억눌렸던 에너지를 채우기 위한 집 밖에서의 활동과 소비가 점차 증가할 것”이라며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핫플레이스 상권의 이용이 증가하는 등 일상 회복 움직임이 시작됐다”고 분석했다. 이어 “앞으로 어떤 영역이 과거와 다른 모습으로 성장하고, 어떤 영역이 과거로 회귀하는 모습을 보일지 나타날 변화의 모습을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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