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가 수도 키이우의 외곽 도시 부차에서 벌어진 민간인 학살 용의자 10명의 얼굴을 공개하면서 ‘비열한 10인(despicable 10)’이라고 비판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28일(현지시간) 공식 트위터에 “부차 학살에 책임이 있는 러시아 제64 기계화여단 소속 학살자 10명의 신원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어 “이 부대는 이런 참극을 저질렀는데도 오히려 보상 받고 전장으로 돌아갔다”며 “전쟁범죄에 대한 처벌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공개된 10명은 뱌체슬라프 라브렌티예프(29), 그리고리 나리슈킨토(30), 바실리 프린스(24), 세멘 말체프(26), 세르게이 페스카로프(24), 알베르트 라드나예프(24), 미하엘 카시누(24), 안드리 비지예프(33), 드미트리 세르지엔카(27), 니키티 아키모프(25) 등이다.
이리나 베네딕토바 우크라이나 검찰총장도 소셜미디어서비스(SNS)를 통해 “러시아 제64 기계화여단 소속 병사 10명을 전쟁 범죄 혐의로 조사 중”이라며 “피의자들은 지명수배될 것이며 법의 심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고 AFP 통신은 보도했다.
검찰에 따르면 피의자들은 지난 3월 러시아군이 부차를 점령한 기간 민간인에게 고의로 피해를 주고 계획적으로 살인을 저지른 혐의를 받고 있다.
베네딕토바 검찰총장은 “이들은 적대행위를 하지 않고 무기를 소지하지 않은 민간인을 인질로 잡은 후 무릎을 꿇리고 끈으로 손을 묶은 채 눈을 가렸다”며 “이들은 우크라이나군의 정보를 빼내려 했다”고 주장했다. 또 “이들은 주민을 구타했으며, 개인 소지품과 가전제품을 약탈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달 말 러시아군이 키이우에서 전면 퇴각한 후 이들이 점령했던 인근 지역에서 민간인 시신이 속속 발견됐다. 현지 경찰청에 따르면 러시아군 퇴각 후 민간인 시신 1150구가 수습됐다.
한편 러시아는 민간인 학살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이달 초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부차 학살에 가담한 것으로 알려진 제64 기동소총여단에 명예 훈장을 수여하고 이 여단을 ‘근위여단’으로 승격시킨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