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해군이 크림 반도의 주요 군항(軍港)인 세바스토폴 항구 입구에 훈련 받은 돌고래들을 풀어 놓은 모습이 민간 위성업체에 의해 포착된 가운데, 전문가들은 우크라이나 해군 특수부대원들의 수중침투를 막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는 해석을 내놨다.
미해군연구소(USNI) 뉴스와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민간 위성업체인 맥사 위성은 세바스토폴 항구 입구의 양쪽 방파제 밖에 설치된 두 개의 돌고래용(用) 우리(pen)를 촬영했다. 이 우리는 시간이 지나면서 서서히 이동했다.
해양 전문가인 H I 서튼은 USNI 발표에서 “이 돌고래 우리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시작할 무렵인 지난 2월에 설치됐다”며 “군사 훈련을 받은 돌고래들은 우크라이나 해군 특수부대원들이 현재 미사일의 사정권에서 벗어나 이 항구에 정박 중인 러시아 전함들을 폭파하기 위해 항구로 들어오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도 “돌고래는 현재 과학계에 알려진 가장 정교한 수중 음파탐지(sonar) 능력을 갖고 있어, 전자 음파탐지기로는 포착하기 힘든 기뢰나 잠재적으로 위협적인 물체를 상대적으로 쉽게 탐지할 수 있다”고 전했다
해양 전문가들은 훈련 받은 돌고래가 탐지 및 무력화(無力化)에 동원될 수 있어, 적군의 잠수 요원에 대한 효율적인 방어책으로 간주한다고 UNSI 뉴스는 보도했다. 인간 잠수요원이 민첩성?속도?시야 확보에서 돌고래?바다표범 등과 상대가 안 되고, 군사용 돌고래가 잠수요원을 포착해 해상에 부표를 띄우면 육상에서 공격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미국과 러시아는 과거부터 해양 포유동물을 군사용으로 훈련시킨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미 해군은 샌디에이고 항구에서 1960년대부터 수중 위협에 대비해 돌고래와 바다사자를 훈련해 온 것이 1990년대 비밀 해제된 프로그램을 통해 밝혀진 것이다. 미국은 9?11 테러 이후 2003년 ‘지속적인 자유(Enduring Freedom)’ 작전에서 바레인에 군사 목적의 훈련을 받은 바다 사자들을 풀어놓은 바 있다.
러시아도 소련 시절부터 세바스토폴 해군 기지에서 전함에 폭발물을 부착하거나 기뢰를 탐지하기 위해 돌고래를 훈련 시켜왔다. 이후 세바스토폴의 돌고래 훈련 프로그램은 우크라이나가 사용하면서 인간에 대한 치료 목적으로 바뀌었다. 하지만 2014년 3월 러시아가 다시 강제합병하면서, 군사용 돌고래 훈련 프로그램이 재개됐다고 모스크바타임스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