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존재를 탐색했던 '폐허 속 청년들'…김춘수·손창섭을 다시 읽다

탄생 100주년 문학인 기념문학제

일제·한국전쟁 암울한 시대 거친

유정·선우휘·여석기 등 9명 선정

고(故) 시인 김춘수고(故) 시인 김춘수




시인 김춘수, 소설가 손창섭 등 100년전 태어나 한국 문학사에 큰 족적을 남긴 작가들을 기리는 문학제가 오는 12~13일 열린다.

대산문화재단과 한국작가회의는 2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폐허의 청년들, 존재와 탐색’을 주제로 ‘2022년 탄생 100주년 문학인 기념문학제’를 개최한다고 2일 밝혔다. 이 문학제는 2001년부터 매년 탄생 100주년을 맞은 문인들과 그들의 문학을 재조명해왔다. 친일·월북 논란 등 이념과 정치에 문학이 휩쓸리지 않도록 균형을 잡는다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올해는 1922년 탄생한 문인들 중 시인 김구용·김차영·유정, 소설가 선우휘·정한숙, 연극평론가 여석기, 평론가 정병욱 등 9명이 선정됐다. 이들 작가들은 일제 식민지 국민으로 태어나 23세에 8·15 광복을 맞이했고 28세에 한국전쟁을 겪었다. 모든 것이 허물어진 폐허를 체험했던 ‘폐허의 청년들’로서 수많은 사람들이 죽어가는 지옥 같은 현실 속에서 살아있음의 의미를 묻는 ‘존재에의 탐색’을 거쳐 1950~60년대 한국문학을 풍요롭게 했다는 것이 주최측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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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소설가 손창섭고(故) 소설가 손창섭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김응교 기념문학제 기획위원장(숙명여대 교수)은 “선우휘, 손창섭 작가는 작품을 통해 폐허를 잘 드러낸 작가들이며 김구용, 김춘수 시인은 존재를 탐색한 이들”이라며 “작가의 삶이 아니라 오로지 문학 작품으로만 평가해 선정했다”고 말했다.

윤정모 작가회의 이사장은 “이들 문학인은 암울했던 시대에 태어나 소년과 청년기를 거치면서 대한민국에 아름다운 문장의 씨앗을 뿌리신 분들”이라며 “지금 이 세상에 남아있는 사람들이 만나 함께 미래를 만들어가는 그런 자리가 아닌가 싶다”고 설명했다.

12일 문학제 심포지엄은 광화문 교보빌딩에서 개최되며 유튜브를 통해서도 생중계한다. 심포지엄에는 장이지, 조강석, 이경수, 이상우 등 문학평론가들이 참여해 격변기를 살아낸 이들에 대한 글을 발표한다. 특히 김춘수와 손창섭은 문학사적 비중을 감안해 2명의 발표자가 선정됐다. 또 13일에는 문학의 밤은 ‘백년을 거슬러 부르는 이름’이란 주제로 무관객 온라인 생중계로 이뤄진다. 민구, 김현, 권민경 등 젊은 작가가 선배들의 작품을 낭독하고 악기 연주 등 다채로운 공연이 열린다.

부대 행사로는 ‘김춘수 탄생 100주년 기념 시 그림전’, ‘탄생 100주년 시인 기념 학술대회’ 등이 열리고 심포지엄 발제문 등을 엮어 논문집도 발간한다.


최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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