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중기·벤처

폐차 유리 활용해 페인트 만들고 식물성 소재 사용도 늘려

[ECO경영이 경쟁력]

<2>친환경 경영 보폭 넓히는 기업들

환경규제·원자재 수급 불안 등에

페인트社, 친환경서 돌파구 찾아

국내 주요 페인트 회사들이 바이오 페인트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삼화페인트의 R&D센터 연구원이 친환경 페인트 물성을 살펴보고 있다. / 사진제공=삼화페인트국내 주요 페인트 회사들이 바이오 페인트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삼화페인트의 R&D센터 연구원이 친환경 페인트 물성을 살펴보고 있다. / 사진제공=삼화페인트




국내 주요 페인트 업체들이 친환경 페인트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폐기물을 재활용한 원재료를 사용하거나 기존 석유화학 성분 대신 식물성 소재를 이용하는 등 환경 친화적 제품을 경쟁적으로 내놓는 양상이다. 코로나19 팬데믹 후 전 세계적으로 환경 규제가 심해지는 가운데 국제 유가 등 원자재 수급 불안이 계속되자 페인트 업체들이 친환경 제품 생산을 통해 돌파구를 마련한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2일 건자재 업계에 따르면 노루페인트(090350)는 최근 폐차 유리를 활용한 페인트를 선보였다. 그간 폐기물로 취급됐던 폐자동차의 앞 유리 라미네이팅 필름에서 뽑아낸 바인더(binder)를 페인트 생산에 적용한 기술로 국내에선 이번이 첫 사례다. 페인트는 결합제(수지) 등으로 불리는 바인더와 용제, 안료 및 첨가제로 구성되며 이 중 바인더는 광택 등을 결정하는 성분이다. 그만큼 페인트 생산에 있어 중요한 요소를 재활용으로 대체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를 적용한 페인트는 기존 제품보다 1.5~1.7배 탄소 배출이 줄 것이라는 게 회사 측 예상이다. 노루페인트 관계자는 “이번 기술 개발을 위해 폐기물을 고급 원료로 바꿔 온실 가스 배출량을 줄이는 친환경 솔루션 기업과 협력했다”고 말했다.



바이오 소재를 활용하는 제품 개발 경쟁은 특히 치열하다. 노루페인트는 지난해 옥수수, 콩기름, 목재에서 원료를 추출해 기존 석유화학 원료를 대체한 바이오 도료 3종을 개발했고 이 중 2종이 국내 최초로 미국 농무부에서 바이오 소재 기반 인증(USDA)을 받은 바 있다. 삼화페인트도 최근 바이오 소재를 이용한 인테리어 수성 페인트 2종이 미국 농무부에서 같은 인증을 받는 성과를 낳았다. 삼화페인트는 현재 선도장(PCM) 컬러 강판용 바이오 도료 개발도 끝마친 상태다. KCC(002380)도 올 하반기께 바이오 소재를 활용한 페인트 제품을 선보일 계획으로 알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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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인트 업체에 친환경 사업은 일종의 새로운 생존 전략으로 해석된다. 현재 국내 도료 시장 자체는 성장이 제한적이며 업체 간 경쟁도 치열하다. 이런 상황에서 친환경이 전 세계적으로 화두로 떠오르자 친환경 소재를 이용한 제품으로 새 수요를 충족시키겠다는 차원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국내외 환경 규제가 강화되면서 친환경 도료로 수요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다”며 “현재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흐름을 더 이상 도외시할 수 없는 데다 친환경과 같은 고부가 가치 제품으로 수요를 늘리려는 움직임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식물 등 소재에서 기존의 화학 제품 원료를 대체하는 이른바 ‘화이트바이오’는 화학 업계에서 주목받는 분야 중 하나로 꼽힌다. 업계에선 글로벌 화이트 바이오 시장이 2019년 기준 2,378억 달러로 추정되며 2028년 5,609억 달러 규모에 이를 것으로 추정한다.

최근 불안정한 원자재 시장 동향도 친환경 소재 활용의 주된 원동력으로 분석된다. 국제 유가가 급등하며 원가 부담이 높아진 업체들이 대체재 찾기에 몰두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친환경 소재를 활용하는 것이 당장 생산의 비용부담을 덜어내는 것은 아니지만 불안정한 시장 흐름 속에서 원재료 수급을 다양화 하려는 노력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완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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