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금융정책

과잉진료 여파…작년 실손보험 2.9조 적자

전년보다 적자폭 3600억 증가

비급여 중 도수치료 비중 최고

백내장도 5위서 2위로 껑충

당국 "의심청구건 엄격 심사"





지난해 실손의료보험의 적자 폭이 일 년 전보다 3600억 원 커지며 2조 8600억 원에 달했다. 보유계약은 1.6% 늘어나는 데 그쳤지만 도수치료, 백내장 수술 등의 과잉 진료에 보험금 누수가 커진 탓이다. 금융 당국은 비급여 보험금의 진료비 통계 관리를 강화해 이상 징후를 정부와 적극 논의하겠다는 방침이다.



금융감독원은 이 같은 내용의 2021년 실손보험 사업 실적 및 감독방향을 2일 공개했다. 실손보험의 손익은 지난해 2조 8600억 원 적자로 전년보다 3600억 원 늘었다. 보험손익은 2017년 -1조 2004억 원에서 2019년 -2조 5133억 원으로 2조 원을 넘어서더니 2021년에는 -3조 원을 코앞에 둘 만큼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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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은 실손보험의 적자 폭을 키우는 요인으로 손해율을 지목했다. 경과손해율은 지난해 말 113.1%로 일 년 전보다 1.3%포인트 늘었다. 상품별로 보면 1세대가 127.6%, 2세대가 109.4%, 3세대가 107.5%로 높다. 초기 실손보험 상품의 자기부담비율이 낮은 데다가 과잉 진료가 발생하면서 손해율을 높였다.

과잉 진료의 상당 부분은 도수치료·백내장에서 비롯됐다. 2020년 비급여 진료 항목 비중 1위는 도수치료였다. 2019년보다 비중이 줄기는 했으나 12.8%로 여전히 높은 비중이다. 조절성 인공수정체(백내장 수술용 다초점렌즈)는 2019년 5위(3.6%)에 그쳤던 게 2020년 2위(8.7%)로 올라섰다. 의원급의 비급여금액 비중 증가만 보면 백내장 수술용 다초점렌즈가 10.8%포인트로 제일 많이 증가했다.

금융 당국은 1~3세대 실손보험 상품의 과잉 진료 통제장치가 부족해 적자 폭이 심화되고 있다고 분석하며 4세대 실손보험으로의 전환을 유도하고 비급여 보험금의 통계 집적 관리를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금감원 측은 “질병별·의료기관별 비급여 보험금의 청구 현황과 주요 과잉 진료 분야를 분석해 이상 징후에 대해 관계 당국과 공유하고 논의하겠다”며 “보험회사에 대해서도 보험 사기 등으로 보험금 누수가 발생하지 않도록 보험 사기 의심 청구 건에 대해 엄격히 지급 심사하도록 지도하겠다”고 말했다.


김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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