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틀즈의 귀환을 보는 것 같았어요.”
타이거 우즈(47·미국)가 시즌 두 번째 메이저 대회 PGA 챔피언십에 출전할 것이라는 기대감에 골프계가 또 한 번 술렁이고 있다.
1일(현지 시간) 미국 골프닷컴은 최근 미국 오클라호마주 털사의 서던 힐스CC에서 우즈의 캐디를 맡았던 캐리 코즈비의 얘기를 전했다. 코즈비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우즈와 함께한 라운드 일화를 들려줬다. 서던 힐스CC에서는 오는 19일부터 PGA 챔피언십이 열린다.
이 골프장 소속 프로인 코즈비는 PGA 투어 관계자의 요청으로 지난달 말 클럽을 방문한 우즈의 일일 캐디를 맡게 됐다. 그는 우즈가 PGA 챔피언십을 대비한 답사 라운드를 하게 될 것이라는 소식을 미리 접했지만 이를 비밀에 부쳤다. 다리 부상에서 회복한 후 우즈의 일거수일투족과 다음 출전 대회 준비에 전 세계 골프 팬과 미디어의 관심이 엄청났기 때문이다.
코즈비는 “우즈가 매일 겪는 일상은 정말 놀랍다”며 “우즈는 사람들을 의식해 클럽하우스로 들어가지도 않고 곧장 드라이빙 레인지로 향했다. 그리고는 ‘1번 홀 티잉 구역에서 바로 만나자’는 문자를 남겼다”고 했다.
클럽하우스에 얼굴을 비치지도 않았던 우즈지만 그의 서던 힐스CC 방문 소식은 빠르게 퍼졌다. 코즈비는 “1번 홀부터 클럽 멤버 약 20명이 우즈의 티샷을 보려고 몰려왔다”며 “2번 홀에 들어설 때는 헬리콥터까지 떠있더라”고 돌아봤다. 실제로 오클라호마의 한 지역 매체는 헬기까지 동원해 우즈의 연습 라운드를 중계했다.
코즈비는 “4번 홀에서는 50~70명의 사람들이 언덕 위에서 내려다보고 있었다”며 “6번 홀에 도착할 쯤에는 30~40명의 사람들이 캠코더, 휴대폰, 그리고 우즈의 사진을 들고 길 건너편 나무 위에서 ‘사랑해요, 타이거’ ‘굿 샷, 타이거’라고 소리쳤다”고 세세하게 설명했다. 이어 “18번 홀에는 100명이 넘는 사람들이 있었다. 라운드를 끝내고 들어가는 길은 꼭 비틀즈의 귀환 같은 분위기였다”고 했다.
우즈는 18홀 전부를 걸어서 플레이 했다. 그린 주변 플레이와 퍼트가 특히 훌륭했다고 한다. 코즈비는 현재의 우즈를 커리어 말년에 접어든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에 빗댔다. “조던은 주로 수비와 점프 슛에 치중했어요. 이 코스는 그린 주변에서 정교함이 관건인데 그런 면에서 우즈는 충분히 경쟁력이 있습니다.”
우즈는 메이저 통산 15승 중 PGA 챔피언십에서 네 번 우승했다. 가장 최근 PGA 챔피언십 우승이 2007년 서던 힐스CC에서 열렸던 대회다. 다만 서던 힐스CC는 지난 2018년 벙커를 새롭게 구성하고 코스 길이를 늘리는 등 우즈가 우승했을 당시와는 코스 세팅이 많이 달라진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