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미국 디시네트워크 5세대(5G) 통신 장비 대형 수주를 위해 글로벌 인맥을 총동원하는 등 총력전을 기울인 것으로 알려졌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지난해 9월 사업 목적으로 한국을 찾은 찰리 어건 디시네트워크 회장을 직접 만나 자사 5G 통신 장비를 소개했다. 두 사람의 만남은 ‘산’에서 이뤄졌다. 이 부회장은 어건 회장에게 북한산 동반 산행을 제안했고 어건 회장도 흔쾌히 동의했다. 킬리만자로·에베레스트 등 고산 지역을 오르는 것을 즐기는 어건 회장의 취미를 고려한 것이었다.
이 부회장은 주말 오전 어건 회장의 숙소로 찾아가 그와 함께 북한산으로 향했다. 약 5시간 동안의 산행에서 두 사람은 양 사 간 공고한 협력 관계를 약속했다. 삼성전자가 수주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한 결정적 계기가 됐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이 부회장은 어건 회장 외에도 세계 굴지의 통신 회사 수장과 친분을 쌓으며 통신 장비 강자로서의 입지를 다지고 있다. 미국 최대 통신사 버라이즌의 한스 베스트베리 최고경영자(CEO)와의 친분이 좋은 예다. 그는 베스트베리 CEO가 스웨덴 통신 장비 업체 에릭슨 CEO로 일할 때부터 꾸준히 친분을 쌓았다. 지난해 11월 가석방 이후 처음 간 미국 출장에서 베스트베리 CEO와 만난 바 있다.
디시네트워크 수주 성공을 계기로 이 부회장이 사법 리스크로 제한돼 있었던 현장 경영을 재개할지에 대한 관심도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