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행복 잃어버린 마법사의 여정 …공포·스릴러 더한 '성장 서사'

[리뷰] 영화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

화려한 CG·전투 액션씬도 볼거리

컴버배치 등 주연배우 호연 돋보여

스토리 전개·결말 개연성은 아쉬움

영화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 스틸컷 / 사진 제공=월트디즈니코리아영화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 스틸컷 / 사진 제공=월트디즈니코리아




“Are You Happy?” 영화를 꿰뚫는 질문이다.



닥터 스트레인지(베네딕트 컴버배치)가 자신에게, 동료에게, 관객에게 묻는다. 스트레인지는 행복하지 않았다. 의사라는 직업도, 연인도, 동료도 모두 잃었다.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에서도 가장 강력한 힘과 능력을 가진 히어로 중 하나지만, 그 대가로 많은 것들을 잃었다. 이 영화는 스파이더맨·아이언맨의 성장 서사와는 또 다른, 공포와 스릴러의 향을 첨가한 한 편의 성장 드라마다.

영화는 MCU 사상 가장 잔혹하고 높은 수위를 보여준다. 완전한 공포 영화라고는 할 수 없지만, 몇몇 시퀀스와 씬들에는 그로테스크하거나 놀랄 만한 장면도 포함돼 있다. ‘이블 데드’ 시리즈의 감독이었던 샘 레이미 감독의 역량이 드러난다. 개봉 전날까지 80만 명이 예매했지만, 가정의 달 5월에 온 가족이 볼 수 있는 평소의 마블 영화라고 생각했다면 큰 오산이다.

영화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 스틸컷 / 사진 제공=월트디즈니코리아영화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 스틸컷 / 사진 제공=월트디즈니코리아



배우들의 호연이 단연 돋보인다. 오스카 남우주연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던 베네딕트 컴버배치는 여러 멀티버스의 각각 다른 닥터 스트레인지 역할을 무리 없이 소화한다. 표정과 말투 만으로 구분할 수 있을 정도다. 완다 막시모프에서 스칼렛 위치로 거듭난 엘리자베스 올슨은 다양한 감정을 모두 소화해 낸다. 기쁨부터 슬픔·분노까지 모두 보여주는 팔색조 연기를 선보인다. 오랜만에 MCU에서 만나는 크리스틴 팔머(레이첼 맥아담스)의 또 다른 모습도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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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 스트레인지와 스칼렛 위치, 두 캐릭터는 MCU에서도 가장 많은 CG가 사용되는 캐릭터인 만큼, 본작에서도 화려한 CG의 향연을 맛볼 수 있다. 특히 사운드를 활용한 중간 전투와 액션씬은 압권이다. 토비 맥과이어의 ‘스파이더맨’ 시리즈부터 히어로 무비를 맡아온 감독이기에 눈의 즐거움은 걱정할 필요 없다.

‘캡틴 마블’의 등장부터 논란 아닌 논란이 되어 온 정치적 올바름(PC)의 문제는 크게 느낄 수 없다. 또 다른 주인공인 아메리카 차베즈(소치틀 고메즈)는 레인보우 플래그 배지를 패용하고 다니는 LGBTQ(성소수자)를 대표하는 캐릭터다. 라틴 혈통으로 소수 인종을 대표하는 캐릭터기도 하지만 영화 감상에 거슬리는 부분은 전혀 없다.

복선 전개와 회수는 장점이다. 관객들이 예상하지 못한 즐거운 복선 회수를 경험할 수 있다. 엔딩 장면과 쿠키는 언제나 그랬듯 차기작을 기대케 한다. 다만 스토리 전개와 결말의 개연성에서는 아쉬움을 느낄 수도 있다.

영화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 스틸컷 / 사진 제공=월트디즈니코리아영화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 스틸컷 / 사진 제공=월트디즈니코리아


갈수록 복잡해지는 MCU의 설정과 스토리는 라이트 관객들에게는 장벽이다. 디즈니플러스 시리즈인 ‘로키’ ‘완다비전’ ‘왓 이프’ 등을 관람하지 않았다면 이해가 쉽지 않을 수도 있다. 카메오로 등장하는 인물들 역시 배경지식을 알고 보는 것과 아닌 것에서 큰 차이가 난다.

베네딕트 컴버배치는 2일 진행된 한국 언론 기자간담회에서 “루머는 100% 다 진실이다”라고 농담을 던졌다. 환상과 현실, 거짓과 진실의 다층적 세계들을 여행하는 본 영화의 본질을 관통하는 답변이다. 자기확신과 행복을 찾아 떠나는 닥터 스트레인지처럼, 얼어붙은 극장가에 마법이 일어날지 기대가 쏠린다. 상영시간 126분, 4일 개봉.


한순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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