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통일·외교·안보

미사일 쏘고도 잠잠한 北…대내외 공개 않는 이유 세 가지

북한, 4일 ICBM 추정 미상 발사체 발사

5일 노동신문·중앙통신 관련 보도 없어

4월 17일 서울역 대합실 TV 화면에 북한의 신형 전술유도무기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소형화한 것으로 추정되는 신형 전술지대미사일을 발사한 것과 관련한 뉴스가 나오고 있다./연합뉴스4월 17일 서울역 대합실 TV 화면에 북한의 신형 전술유도무기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소형화한 것으로 추정되는 신형 전술지대미사일을 발사한 것과 관련한 뉴스가 나오고 있다./연합뉴스




북한 관영매체들이 전날 이뤄진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해 5일 아무런 보도도 내놓지 않아 의문을 낳는다. 북한은 통상 미사일을 발사한 다음 날 대내외에 발사 성격 등을 소개해왔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은 이날 미사일 소식을 일절 보도하지 않았다. 조선중앙통신과 조선중앙방송도 이날 오전 기준 관련 소식을 보도하지 않고 있다. 북한은 보통 미사일을 발사한 다음 날 이런 관영매체를 통해 발사 성격을 규정하고 평가하는 한편 발사 장면을 담은 사진을 함께 공개해왔다. 특히 북한이 4일 발사한 미사일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 추정돼서 이날 보도가 나오지 않는 점은 상당히 이례적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전일 ICBM 발사에 실패했을 가능성을 점친다. 앞서 북한은 3월 16일 신형 ICBM인 '화성-17형'으로 추정되는 발사체를 발사했지만 초기 단계에서 미사일이 공중폭발하자 이튿날 관련 소식을 보도하지 않았다. 양무진 북한대학원 대학교 교수는 “북한이 시험발사 목적 달성에 실패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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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는 북한이 고도의 관심 끌기 차원에서 전일 미사일 발사에 대한 보도를 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최근 윤석열 정부 출범을 앞두고 남측에 대한 선제 핵공격을 시사하는 발언을 거듭 내놓으며 한반도 긴장 수위를 끌어올리고 있다. 새 정부 출범 이후 진행할 남북, 북미 간 협상에서 주도권을 쥐기 위한 목적으로 풀이된다. 이번 미사일 발사와 관련해서도 북한이 우선 침묵으로 일관해 대외 주목도를 최대로 끌어올린 뒤 관련 보도를 이어갈 가능성이 있다.

이 밖에도 북한이 식량난과 코로나19 확산 속 미사일 발사에 대한 주민 불만을 차단하고 한반도 긴장 고조에 대한 중국의 불만과 우려를 가라앉히기 위해 보도를 하지 않았을 확률도 있다. 북한은 최근 심상치 않은 봄 가뭄으로 식량 생산 목표에 경고등이 들어오자 '평양 화이트칼라'까지 총동원해 농작물 피해 예방에 사력을 다하는 상황이다.

이에 더해 중국 북핵수석대표인 류샤오밍 한반도사무특별대표가 방한해 한국 정부와 대북정책을 논의하는 가운데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해 중국의 심기를 건드렸을 것이라는 관측이 대체적이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중국의 대북 정치적 영향력이 제한적이기는 하지만 북한은 중국으로부터 매년 약 400만 배럴 정도의 원유를 공급 받고 있어 중국의 입장을 무시할 수 없다”며 한국의 정권교체가 확정된 뒤로 중국이 적극적인 대한 외교를 펼치는 만큼 앞으로 북한에 대한 압박을 가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박경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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