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정책

한동훈 버리면 총리 인준?…巨與 어깃장에 장관 6명 없이 출발

■19명중 청문보고서 채택 3명뿐…출범 D-4, 손발 묶인 尹정부

당선 32일만에 정부 진용 짰지만

청문회 미뤄져 출범전 임명 못해

文내각과 '불편한 동거' 불가피

한덕수 인준 시간끄는 민주당

한동훈 지명철회 연계해 압박

제20대 대통령 취임식을 5일 앞둔 5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앞에서 관계자들이 취임식 무대를 준비하고 있다. /성형주 기자제20대 대통령 취임식을 5일 앞둔 5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앞에서 관계자들이 취임식 무대를 준비하고 있다. /성형주 기자




윤석열 정부 출범이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첫 내각 구성 자체가 심각한 차질을 빚고 있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역대 인수위 가운데 가장 빠른 당선 32일 만에 첫 내각 인선을 발표하는 등 속도전을 펼쳤음에도 이미 최소 6명의 장관은 취임 때까지 임명이 불가능하다. 여소야대를 감안해 정부 조직 개편을 과감히 포기했음에도 내각 인선에서 별 진척을 보지 못한 것이다.



5일 현재까지 김인철 전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를 제외한 내각 후보자 18명 가운데 3명에게만 국회 인사청문보고서가 채택됐다.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과 지방선거를 앞둔 정치적 셈법 때문에 새 정부는 ‘손발’이 다 묶인 채 시작할 수밖에 없다.



더불어민주당이 동의해 청문보고서가 채택된 후보자는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한화진 환경부 장관,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뿐이다. 총리를 포함해 청문회를 마친 내각 후보자 9명의 보고서 채택은 장담하기 힘들다. 후보자 6명은 아직 청문회 절차도 밟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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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이 민주당은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등 3~4명에 대한 사퇴 압박을 높이면서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 지명 철회와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 인준을 연계하고 있다. 10일 출범하는 윤석열 정부는 문재인 정부의 총리 및 장관들과 ‘동거 정부’를 꾸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정치권에서는 윤 당선인의 대통령 취임 때 최소 6명의 장관은 임명되기 힘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동훈 후보자와 이창양 산업자원통상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취임식 전날,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와 권영세 통일부 장관 후보자는 취임식 이후로 밀렸다.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는 청문회 일정도 잡지 못했다. 앞서 낙마한 김 교육부 장관 후보자의 후임자는 지명되지 않았다.

민주당은 특히 청문회가 끝난 정호영 후보자를 비롯해 박진 외교부 장관 후보자,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서는 결격 사유가 짙다며 날을 세우고 있다. 이수진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예견된 역대 최악의 인사 참사”라며 “결정한 사람이 결단하라”고 압박했다.

문제는 6·1 지방선거와 맞물리면서 청문회와 총리 인준을 둘러싼 민주당의 발목 잡기가 한동안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윤석열 정부로서는 손발을 묶고 경주에 나서야 할 정도로 타격이 크다.

더욱이 민주당은 한덕수 후보자 인준과 한동훈 후보자의 지명 철회를 연계해 압박하고 있다. 윤 당선인이 자신의 ‘복심’으로 불리는 한동훈 후보자에 대한 지명을 철회하거나 후보자 본인이 사퇴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판단에서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한동훈은 막아야 하는데 대통령이 임명해버리면 끝이 아니냐”며 “우리로서는 다양한 방법을 강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덕수 후보자의 국회 인준을 카드로 쓰겠다는 얘기다. 민주당이 결국 한동훈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때까지 한덕수 후보자 인준을 끌고 갈 가능성을 높게 보는 이유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한덕수 후보자의 총리 인준을 끌고 가는 데 반발하고 있다. 김형동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민주당의 총리 인준에 대한 어깃장은 윤석열 정부의 발목 잡기를 넘어 출범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라며 “새 정부의 출범을 염원하는 국민에 대한 또 다른 폭거”라고 지적했다.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도 “민심과 동떨어진 그런 일들은 민주당에 이롭지 않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국민의힘이 정호영 후보자의 지명 철회로 여론 뒤집기에 나설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국민의힘은 정 후보자에 대한 공개 발언을 아끼며 여론을 살피는 모양이다. 장 실장은 정 후보자와 관련해 “모니터링을 하고 있고 여론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송종호 기자·조권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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