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2년새 와인 수입 2.2배↑…주(酒)도권 싸움 불꽃 튄다

작년 와인 수입 5억6000만 달러…역대 최고

코로나기점 '수입술 1위' 맥주→와인 변동

유통업계 '와인 시장 잡자' 공격적 사업 확장

롯데 와인전문점에, 신세계 와이너리 인수

현대百도 와인 유통사 설립 경쟁 뛰어들어

'접근성' 내세운 편의점도 와인 특화 매장

서울 강동구 천호동 이마트24 강동ECT점에서 고객이 주류를 고르는 모습./연합뉴스서울 강동구 천호동 이마트24 강동ECT점에서 고객이 주류를 고르는 모습./연합뉴스




지난 4월 한 달간 서울 종로의 동묘는 ‘와인 향’에 물들었다. 롯데마트가 롯데의 시그니처 와인 ‘LAN 멘시온’ 출시를 기념해 동묘의 와인바와 손잡고 만든 팝업 레스토랑 ‘LAN X 830’에 고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이곳에서는 2종의 LAN멘시온 와인을 롯데마트 판매가 그대로 제공하는 한편 유명 요리사가 한정 메뉴 5종을 함께 선보였는데, 2030 고객이 몰리며 주말은 물론 평일에도 대기가 이어졌다. 한 달간 2000여 명의 사람이 이곳을 다녀갔고, 와인도 1000병 넘게 팔렸다.

코로나 19를 계기로 홈술 문화가 확산하고 소비층이 확대됨에 따라 주류 시장 선점을 위한 유통가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단순 수입·판매에서 벗어나 와인을 중심으로 한 전문 매장을 선보이는가 하면 와이너리 인수까지 영역을 확장하며 새 먹거리 발굴에 주력하는 분위기다. ‘주(酒)도권’을 쥐기 위한 유통 강자들의 ‘주류 전쟁’이 점점 뜨거워지고 있다.



가장 치열한 전선(戰線)은 와인 시장이다. 5일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국내 와인 수입 규모는 2017년 2억 1004만 달러에서 2020년 3억 3002만 달러, 지난해에는 5억 5981만 달러로 2배 이상 증가했다. 지난해 수입한 와인 중량만 7만 7675톤에 달한다. 2019년까지만 해도 주류 수입 1위 주종은 맥주였으나 2020년을 기점으로 순위가 바뀌었다. 코로나를 거치며 회식보다는 ‘홈술’, ‘혼술’ 문화가 새로운 음주 문화로 자리 잡으면서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와인이 인기를 끌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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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흐름을 유통업계는 놓치지 않았다. 롯데쇼핑은 올 3월 주총에서 사업목적에 주류소매업과 일반음식점을 추가하는 정관변경을 진행했다. 와인 전문 매장 ‘보틀벙커’를 더욱 키우기 위한 선제 조치였다. 보틀벙커는 롯데마트가 기존 점포를 리뉴얼하면서 함께 선보인 와인 전문 매장으로 지난해 12월 잠실 제타플렉스점을 시작으로 창원, 광주에 잇따라 문을 열었다. 4000여 종에 달하는 다양한 품목과 시음 코너가 입소문을 타고 고객을 끌어들였다.



신세계도 신세계프라퍼티를 통해 미국 와이너리 셰이퍼 빈야드(Shafer Vineyard)를 3000억 원에 인수하며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신세계는 와인을 직접 생산해 와인 수입 역량을 강화할 계획이다. 신세계의 주류 사업을 담당하는 신세계L&B는 와인을 중심으로 한 주류 수입 사업의 성장 속에 매출이 2019년 1070억 원에서 지난해 2000억 원으로 2년 만에 두 배가 됐다.

최근에는 현대백화점그룹이 와인 유통사를 설립, 와인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며 유통 빅3의 와인 전쟁이 달아올랐다.

심리적 문턱이 낮고 접근성이 좋은 편의점들도 와인 사업에 열을 올리고 있다. GS25와 이마트24, 세븐일레븐은 주류(와인) 특화 매장을 선보였고, CU와 GS25는 온라인 주류 주문·구매 예약 서비스를 선보이며 고객 잡기에 나섰다. 업계 관계자는 “와인 유통 채널이 확대되고 종류나 가격 면에서 선택의 폭이 넓어지면서‘고가’, ‘고급 술’이라는 인식이 강했던 와인이 대중화됐다”며 “젊은 소비자를 중심으로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술에 대한 수요가 커 와인 인기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송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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