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디의 핵심 경쟁력인 웹소설 지식재산권(IP)을 기반으로 올해부터 웹툰 제작에 본격 나설 계획입니다.”
정문석(35·사진) 리디 콘텐츠 본부장은 5일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이 같이 밝혔다. 지난해 웹툰 제작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콘텐츠 본부를 신설한 리디는 스토리 기획·채색·디자인 등 각 분야 전문 인재들을 영입해 왔다. 정 본부장은 “사실상 하나의 스튜디오라 불릴 정도의 콘텐츠 제작 기반을 마련했다”며 “올해부터 지금까지 쌓은 역량을 토대로 웹소설 기반 다양한 웹툰을 선보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리디는 웹툰·웹소설 분야에서 네이버, 카카오 못지 않은 성과를 자랑하며 주목받고 있다. 전자책 전문 기업으로 잘 알려진 리디는 웹툰·웹소설 분야에 후발주자로 뛰어들었지만 로맨스, 판타지 장르에서는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대표작인 웹소설 ‘상수리나무 아래’는 해외에서도 큰 인기를 끌며 아마존 베스트셀러에 등극하기도 했다. 정 본부장은 “리디는 콘텐츠 선별 기준이 까다로워 양질의 작품이 많다고 독자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났다”며 “타사 플랫폼 대비 마니아 층이 두텁고 실제 재방문 재구매율도 높다”고 했다. 소위 단골고객들이 꾸준히 늘며 올 1분기 리디 플랫폼에서 콘텐츠를 재구매한 고객 수는 2020년 1분기 대비 80% 증가했다.
리디는 이제 웹소설 IP 기반 웹툰, 영상 제작에 본격 나서며 생태계 확장에 속도를 올리고 있다. 상수리나무 아래 뿐 아니라 ‘참아주세요, 대공’, ‘시맨틱에러’, ‘마귀’ 등 원작 웹소설을 바탕으로 하는 2차 창작물들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특히 BL(Boy's Love) 작품인 시맨틱 에러는 웹툰, 애니메이션에 이어 드라마로도 만들어졌다. 이 드라마는 ‘왓챠’에서 7주 연속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정 본부장은 “CJ ENM, 위지윅스튜디오 등 경쟁력 있는 파트너사들과 손잡고 영상 콘텐츠를 만들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 본부장이 생각하는 콘텐츠의 흥행 요소는 무엇일까. 정 본부장은 “재미는 기본이고, 얼마나 보고 싶어하게 만드는지가 중요한 요소라고 본다”며 “리디는 콘텐츠를 제작·확보할 때 설정, 배경, 캐릭터가 독자에게 얼마나 어필할 수 있을지 깊이 고민한다”고 말했다. 또 그가 최근 관심을 두고 있는 장르는 SF(공상과학소설) 분야라고 했다. 정 본부장은 “옛날 CG(컴퓨터그래픽) 기술로는 영상화하는 데 한계가 있었지만 이제는 기술이 많이 발달한 만큼 기회가 많을 것 같다”며 “앞으로 SF를 원작으로 하는 좋은 작품들의 많이 나오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리디는 사업모델에 있어서도 기존 플랫폼들과 달리 구독 서비스를 도입하며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실제 리디의 웹툰 구독 서비스 ‘만타’는 북미지역에서만 누적 다운로드 수가 500만건을 넘는다. 정 본부장은 “한 번 결제하면 콘텐츠를 원없이 즐길 수 있는 만큼 ‘고객 친화적’인 모델”이라며 “건당 결제 청구 방식에 비해 수익성은 떨어지지만 글로벌 스케일로 가져가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