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속옷 검사 받으며 쓰레기라 불려"…아조우스탈 생존자들 증언

러 군, 휴대전화에 속옷·문신 검사까지

"'쓰레기'라 모욕하며 전쟁에 대한 생각 검증하려 해"

우크라이나 남부 항구도시 마리우폴의 아조우스탈(아조프스탈) 제철소 인근에 지역 민간인들을 친러 반군 통제지역인 베지멘네의 피란민 수용센터로 수송할 버스들이 대기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우크라이나 남부 항구도시 마리우폴의 아조우스탈(아조프스탈) 제철소 인근에 지역 민간인들을 친러 반군 통제지역인 베지멘네의 피란민 수용센터로 수송할 버스들이 대기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우크라이나 남동부 항구도시 마리우폴의 아조우스탈 제철소에서 탈출한 첫 생존자들이 "나치도 이 정도는 안 했다"며 러시아군 공격으로 인한 제철소 내부의 처참한 상황을 전했다.

미국 CNN과 영국 데일리메일 등은 지난 3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아조우스탈 제철소에서 탈출한 생존자들의 증언을 보도했다. 특히 러시아군에게 속옷 검사까지 받으면서 "쓰레기"라고 불리는 모욕을 당했다는 증언도 나오고 있다.



생존자 중 한명인 엘리나 바실리브나(54)는 데일리메일에 "러시아군은 우리의 지문과 사진을 찍으며 러시아정부와 전쟁에 대한 우리의 생각을 검증하려 했다"며 또한 그들이 자신들을 "우크라이나 쓰레기"라고 불렀다고 증언했다. 그는 러시아군이 자신들의 휴대전화를 빼앗았으며 심지어 속옷까지 검사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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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철소의 또 다른 직원이었던 세르게이 쿠즈멘코는 CNN에 그가 제철소를 떠날 당시 벙커 두 층이 부상을 당한 군사들로 가득했으며, 탈출할 당시 러시아군이 그의 모든 소지품을 수색했고, 그의 몸의 문신에 대해서도 검문을 받아야 했다고 전했다.

세르게이는 "사람들은 지하실에서 썩어갔다"며 "지하로 가는 계단은 2~3개뿐이고, 지하실엔 습기가 차 있었다. 60일 넘게 환기가 안 됐다"고 설명했다. 또 "전쟁 초기 제철소에 방공호가 36개 있었지만, 지금은 몇 개 안 남았다"며, 떠날 당시 벙커 2개 층이 중상 입은 군인들로 가득 차 있었다고 했다.

제철소의 직원이었던 엘레나 치불첸코는 "3월 2일부터 5월 1일까지 두 달의 시간을 습하고 답답한 지하 벙커에서 가족들과 함께 버텼다"며 "소량의 식량으로 살아남을 수 있었지만 자신이 출발할 당시에도 아직 42명의 사람들이 벙커에 남아있었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폭탄이 떨어질 당시 지반의 흔들림은 상상을 초월했으며 이로 인해 삶의 터전이었던 마리우풀이 망가진 것에 대해 참담한 심경을 내비쳤다. 그는 제철소를 떠난 뒤 베지멘네 마을에 설치된 러시아 '여과 수용소'에서 하룻밤을 지내야 했으며, 자포리자로 향하는 길에 우크라이나 깃발을 보자마자 울음이 터져 나왔다고 했다.

이날 자포리자에 도착한 적십자 버스 5대에서 156명의 우크라이나 사람들이 내렸다. CNN은 이들은 기진맥진하고 창백해 보였지만 그곳을 무사히 탈출한 것에 대해 안도했다고 전했다. 다만 생존자들은 제철소와 마리우폴 외곽에는 아직 수백명의 사람들이 남아있다고 말했다.


이주희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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