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된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코로나19 신규 확산의 감소세가 확인되자 시민들 사이에선 완전한 일상 회복에 대한 기대도 커지고 있다. 다만 당국에선 실내 마스크 해제와 이른바 ‘엔데믹(풍토병화)’에 대해 보수적으로 접근하고 있는 상황이다. 의료계에선 일러야 내년께 완전한 일상 회복이 가능하단 전망을 내놓았다.
6일 최재원(29) 씨는 실외 마스크가 해제 되자 일상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내보였다. 최 씨는 “이제 밖에서 마스크를 안 써도 된다는 생각에 코로나19가 거의 종식돼 간다고 느낀다”면서 “완전한 일상 회복은 언제 가능할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국내 코로나19 확진 경험자가 전 국민 30%를 넘는 상황에서도 ‘걸릴 사람은 다 걸렸다’는 의견도 나온다. 정찬웅(26) 씨는 “검사를 받지 않은 사람도 포함하면 확진 경험자가 2000만 명은 족히 넘을 것 같다”면서 “더 이상 누가 더 걸릴까 싶은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가 거의 종식돼 가는 것 같은데 얼른 완전한 일상 회복이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다만 당국은 실내 마스크 해제를 포함한 완전한 일상 회복에 대해선 다소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2일 브리핑에서 “인구의 상당 수가 자연 면역과 인위적 면역을 획득한 상황”이라며 “향후 확진자 등락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손 반장이 ‘집단 면역’을 언급하자 향후 실내 마스크 해제와 엔데믹 시점에 관한 질의도 쏟아졌다. 이에 손 반장은 “실내 마스크 해제는 최대한 보수적으로 접근하고 엔데믹에 도달할 때 가능할 것”이라고 답했다.
손 반장은 엔데믹에 관한 조건도 언급하면서 비단 우리나라 혼자 힘으로는 엔데믹이 가능하지 않다는 취지의 답변을 내놓았다. 손 반장은 “엔데믹 조건으로는 전 세계적 안정화와 감염 규모 감소가 이뤄져야 한다”면서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 감소 추세도 안정적으로 감소해야 한다고 전망했다.
의료계는 엔데믹에 대해 “일러야 내년 초”라고 입을 모았다. 코로나19 치료제 위탁 생산이 내년부터 본격화 된 후에야 치료제 가격이 하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 내과 교수는 “엔데믹으로 간다는 의미는 코로나19가 독감처럼 치료할 수 있는 상태가 된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어 “그러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치료제가 안정적으로 공급이 되고 처방 받을 수 있어야 하는데, 그러기엔 현재 코로나19 치료제인 팍스로비드의 가격이 굉장히 높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팍스로비드의 가격이 더욱 떨어져 부담없이 치료제를 구비할 수 있어야 엔데믹이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최재욱 고려대 예방의학과 교수도 팍스로비드의 높은 가격을 지적했다. 최 교수는 “팍스로비드 한 명 분을 구매하는데 사실상 100만 원 가까이 들어간다고 볼 수 있다”며 “단순히 1000만 명 분을 구매한다고 가정하면 10조 원 가까이 들어간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이 정도 금액이면 정부 입장에서도 재정 부담을 느낄 수도 있는 금액”이라고 덧붙였다.
의료계는 코로나19의 공급 외에도 치명률이 더욱 떨어져야 한다고도 봤다. 정기석 한림대성신병원 교수는 “현재 치명률이 0.13%인데 0.1% 미만으로 떨어져야 한다”면서 “여전히 고령층이나 고위험군에게는 코로나19가 위협적인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