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57만 명 퇴사, 경제 손실만 6조…日 경제에 덮친 폭풍

갱년기 방치 후폭풍

"아플 때 쉴 수 있도록 제도 정비해야"

일 정부, 올해부터 실태조사

NHK 홈페이지 캡처NHK 홈페이지 캡처




우울감, 몸의 통증 등 갱년기 증상 때문에 일본에서 회사를 그만 두는 이들 수가 57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창 일할 시기인 중년들의 갑작스런 퇴사로 인한 경제적 손실 규모는 6300억 엔(약 6조1480억 원)에 달한다.



일본에서 ‘갱년기 이직(離職)’이 사회·경제적 문제로 대두되면서 문제 해결을 위해 정부와 기업이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NHK는 일본여자대학교의 저우옌페이 교수가 NHK와 전문기관이 공동으로 지난해 실시한 갱년기 이직 설문 조사를 분석해 최근 이 같은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고 보도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40·50대에서 갱년기 이직을 경험한 여성은 46만 명, 남성은 약 11만 명으로 집계됐다.

갱년기 이직 상태가 1년간 지속될 경우 경제 손실도 막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 퇴사로 인한 손실 규모는 약 4200억 엔. 남성의 경우 2100억 엔으로 추산된다.

갱년기에 대한 사회적 관심 부족, 제도 미비 등이 경년기 이직 문제가 확산하고 있는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갱년기 증상이 심해 회사를 그만둘 수밖에 없었던 A씨. NHK홈페이지 캡처갱년기 증상이 심해 회사를 그만둘 수밖에 없었던 A씨. NHK홈페이지 캡처




올해 초 회사로부터 퇴사를 강요당해 일을 그만뒀다는 A씨는 지난해 가을부터 폐경기 후유증을 겪었다고 NHK에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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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현기증을 느꼈고, 식욕 부진에 몸무게가 10킬로 가까이 빠졌다. A씨는 유급 휴가를 쓰며 회사를 다녔지만, 몸 상태는 좋아지지 않았다.

A씨는 더 쉬고 싶었지만, 회사로부터 유급 휴가를 다 써 더 이상 쉴 수 없다는 말을 듣고 퇴사를 결심했다.

A씨는 “갱년기 증상으로 쉬는 것에 대해 정당한 이유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분위기가 있다”며 “몸은 힘든데 쉴 수 없었던 것이 퇴사를 결정한 가장 큰 이유라고”고 했다.

저우옌페이 교수는 “갱년기 이직 문제로 인한 경제 피해는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 됐다"며 “갱년기 증상이 심한 직원들이 부담을 느끼지 않고 쉴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하고, 의료 기관관에 가서 진찰을 받도록 촉구하는 등 방파제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갱년기 이직에 대한 지적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다행히 문제 해결을 위한 움직임도 조금씩 나타나고는 있다고 NHK는 전했다.

일본의 한 유통 대기업 노동조합은 올해 초 자사 직원들을 대상으로 폐경기 대처 방법 등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일본 정부도 올해부터 남녀 모두 폐경기의 증상을 어느 정도 느끼고 있는지, 그것이 일에 미치는 영향 등을 알아보기 위한 실태 조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NHK는 갱년기 이직을 개인이 아닌 사회 전체의 문제로 인식하고 대응해야 한다고 짚었다.

박성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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