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선진국 긴축 돌입하는데 우리만 포퓰리즘 추경 역주행


윤석열 정부가 출범 직후인 이번 주 중 35조 원 안팎의 추가경정예산안을 발표할 것으로 8일 전해졌다. 코로나19 방역 조치에 따른 소상공인의 영업이익 감소액 54조 원 중 이미 지원한 재난지원금·손실보상금 35조 원을 뺀 19조 원에다 소상공인 채무 재조정과 취약 계층 지원금 등 방역·민생 대책 예산을 보탠 것이다. 초과 세수, 한국은행 잉여금 외에도 지출 구조조정과 적자 국채 발행을 통해 추경 재원을 조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본예산은 607조 원으로 이미 지난해보다 8.7%나 늘었다. 그런데도 문재인 정부가 3·9 대선을 앞두고 17조 원가량의 1차 추경안을 강행한 데 이어 윤석열 정부도 대선 공약 이행을 내세워 2차 추경안을 밀어붙이고 있다.



그러나 한국과 달리 주요 선진국들은 올해부터 일제히 재정 긴축에 돌입했다. 독일은 정부 지출 규모를 지난해보다 19.1%나 줄이며 재정 중독에 브레이크를 걸었다. 미국도 재정지출을 1% 삭감했고 그 중 복지 등 의무 지출은 1.9%나 깎았다. 선진국들은 급등하는 물가를 잡기 위해 금융 긴축도 서두르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4일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을 밟으면서 연내 두세 차례의 추가 빅스텝을 예고했다. 그동안 잠잠하던 유럽 중앙은행도 올해 두세 번 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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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 미국의 긴축 본격화, 중국의 성장 둔화 등으로 세계 경제는 물가 폭등과 경기 침체가 동시에 진행되는 스태그플레이션 공포에 휩싸이고 있다. 우리 경제도 고물가·고환율·고금리 등으로 ‘퍼펙트스톰(초대형 복합 위기)’으로 치닫고 있다. 주요 선진국들이 허리띠를 졸라매고 긴축 드라이브를 거는데 우리만 포퓰리즘 성격의 돈 풀기 추경으로 역주행하려 하고 있다. 새 정부는 추경 규모를 최소화하고 재원도 가급적 적자 국채 발행 없이 지출 구조조정을 통해 마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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